◎버지니아군사학교 158년만에 여자 입학 허용미국 공립대학중 끝까지 금녀의 원칙을 지켜오던 버지니아군사학교(VMI)가 18일 마침내 여학생을 받아들였다.
미국내 14개주와 러시아 대만에서 온 32명의 여학생들은 이날 정식으로 입학등록을 마친 뒤 곧바로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이 학교의 강훈에 들어갔다.
훈련기간은 6개월. 이로써 158년간 남학생만 입학을 허용해온 보수적인 VMI도 남녀공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신을 하게됐다.
주립대학인 VMI는 지난 6년간 여학생입학을 허용하라는 연방정부의 압력에 맞서 끈질기게 법정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이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다면 여학생입학을 허용해야만 한다』는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면 아직도 금녀의 벽은 허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법원판결후 학교이사회는 9대 8로 아슬아슬하게 사립화 대신 남녀공학을 채택키로 했다.
VMI는 이후 여학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주정부로부터 510만달러를 지원받아 샤워실 등 각종 시설을 개수하고 여성 상담요원 및 체력단련교사들을 채용했다.
학교측은 또 최근 다른 군사학교의 성학대사건을 의식, 전교생과 직원들에게 특별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여학생들의 앞길이 입학등록만큼 순탄한 것은 아니다. 여학생도 남학생과 똑같이 가혹한 훈련을 통과해야 한다는 학교측의 확고한 방침때문이다. 똑같은 훈련복을 입고 머리를 짧게 깎아야 한다. 립스틱이나 장식품도 금지된다. 상급생과의 데이트는 생각할 수도 없다.
여학생들이 명실상부한 이 학교 학생이 되려면 인간적 모욕까지도 포함하는 6개월간의 강훈을 거쳐야만 한다.
보통 460명의 입학생중 24%가 탈락하는 이 훈련에서 몇명의 여학생이 「생존」할 것인지가 미국인들의 새로운 관심사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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