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출이자·수수료 올려 ‘수신출혈’ 수혈/일부선 우대금리 인상까지 검토 수지보전 안간힘시장금리부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을 중심으로 가열됐던 은행권 수신금리경쟁의 반작용이 가시화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높은 수신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근 대출금리·수수료를 인상하고 고금리 대출신상품을 개발하는 등 수지보전을 위한 대책을 잇따라 실행하고 있다. 금리자유화가 고금리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상업 제일 한일 등 일부 선발은행들은 최근 중소기업 어음할인에 적용하는 총액한도 대출금리의 가산금리를 이전보다 1%포인트가량 높였다. 일부 은행들은 일반대출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의 기간·담보·신용별 가산금리폭을 확대, 사실상 금리를 인상했다. 또 현재 8.25%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일부 선발은행은 이를 8.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1∼2% 포인트 정도의 추가금리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또 고금리 단기대출 신상품을 개발, 수익보전에 나서고 있다. 서울은행은 대출 만료시의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에 0.5∼1.5%포인트를 더한 금리를 적용하는 3개월이내 단기대출상품 「단기자금 연동대출」을 21일부터 판매한다. 조흥은행도 융통어음 할인을 통한 3개월미만 단기대출상품을 개발, 조만간 시판할 예정이다. 실세금리 연동형 단기대출상품개발은 MMDA 예금에 고금리를 지급하기 위해 단기 대출운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상업 제일 조흥 등 시중은행은 또 최근 각종 수수료인상을 단행했다. 상업은행은 18일부터 건당 1만원의 최저환가료 징수제를 도입, 소액 수출환어음 매입이나 수입어음결제시에도 일괄적으로 1만원을 받고 있다. 앞서 제일은행은 수출환어음의 매입 등에 적용하는 환가요율을 개편, 수출금융 수수료를 인상했다. 조흥은행도 최근 여신관련 증명서 수수료를 건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수수료인상을 단행했다.
은행권의 최근 이같은 움직임은 금리경쟁 과열에 따른 수지악화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MMDA형 상품이 처음 발매된 이래 3차례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은행이 나오면서 현재 MMDA상품금리는 최고 11%까지 상승했다. 금리경쟁의 결과 은행권 MMDA에는 현재 4조6,000억원 가까운 돈이 몰리고 있으며 연말에는 10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리가 낮은 기존의 은행 저축예금으로부터 자금이 대부분 이동되면서 은행권은 연간 최고 4,000억원대의 추가이자부담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 우대금리 인상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수지보전효과는 기껏해야 1,500억∼2,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은행들로서는 고객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수지보전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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