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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부터 대북접촉 시도”/수색영장서 드러난 오익제씨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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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부터 대북접촉 시도”/수색영장서 드러난 오익제씨 행적

입력
199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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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북경서 북 인사 만나 방북제의 받은듯/95년 방북신청 거부되자 월북 의사표명전 천도교 교령 오익제씨의 밀입북 경위와 최근의 행적이 공안당국의 수사로 베일을 벗고 있다.

국가안전기획부가 19일 신청한 오씨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오씨의 밀입북에는 미 LA의 북한 공작조직이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오씨가 89년부터 꾸준히 북한접촉을 시도해 온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북한의 해외조직원과 국내 연계조직 등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급박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당국은 자금추적과 함께 오씨가 93년 이후 두차례 미국을 다녀온 사실을 중시, 이 때부터 접촉한 국내외 인사들의 신원파악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결과 드러난 오씨의 행적을 정리한다.

▲북한 관련 행적=당국은 오씨가 89년 10월 천도교 창도일(천일기념일)경축행사에 북한 천도교 중앙지도위원회 간부 3명을 초청하기 위해 통일원에 낸 북한주민 접촉승인 신청을 북한과 관련된 최초의 주목할 만한 동향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91년 10월 네팔에서 개최된 「아시아종교인 평화회의」에 천도교 간부 임모씨를 보내 북한 천도교 중앙위원회 위원장 정신혁을 접촉케 해 남북한 신도의 상호방문을 합의했다.

특히 93년 7월 외국에서 열린 북미기독자회의에 천도교 신도인 K대학 노모교수를 파견, 북측인물과 접촉케 해 방북을 타진했다. 같은해 10월엔 당국의 허가를 받고 동학혁명 100주년 기념사업 공동추진 목적으로 북한천도교 중앙위원장 유미영(75)을 베이징(북경)에서 만났다. 당국은 이 때 방북제의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95년 2월 유씨의 방북초청장을 받고 통일원에 방북신청을 했으나 북한측이 신변안전보장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불법방북을 해서라도 북한에 있는 전처 박모(65)씨와 딸(48)을 만나겠다』고 주변 인사들에게 월북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는 지난 3일 『바람이나 쐬고 오겠다』며 집을 나가 대한항공편으로 미국 LA로 가 4일후인 7일 『동해안인데 이곳이 너무 좋아 며칠 더 있다 가겠다』고 부인(64)에게 전화해 입북에 따른 「집안 단속」을 했다.

한편 전금여행사 대표 김충자씨는 본보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LA에서 베이징까지 오씨를 안내해 방북을 돕고 15일 LA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3일 서울을 출발, LA에 도착한뒤 4일 여행사로 찾아와 북한의 식량사정과 최근 북한동향에 대해 상세히 묻고 방북의사를 밝혔다. 7일 LA의 중국총영사관에서 중국입국비자를 받고 김씨와 함께 10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11일 북한대사관에 방북신청을 했다.

김씨는 『오씨가 천도교 교령을 지내고 평통자문위원을 지내 단순히 이산가족상봉 차원의 방북으로 여기고 안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오씨가 「실정법을 어긴 대가로 어떤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이태희 기자·la미주본사="기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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