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수사 안팎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 월북사건을 수사중인 공안당국은 오씨가 장기간에 걸친 치밀한 계획 끝에 월북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월북동기와 그동안의 행적을 밝혀내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안당국은 현재 오씨의 월북동기를 ▲가족상봉 ▲종교적 목적 ▲도피성 등 세가지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오씨가 평남 성천출신으로 이북에 전처와 딸을 두고 있고, 남북한 천도교 인사의 교류를 적극 추진해 왔다는 점이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오씨가 황장엽파일과 관련해 공안당국의 수사망이 좁혀 오는 것을 감지하고 도피성 월북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공안당국은 오씨가 93년 북경에서 북한 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장인 유미영씨를 만난 뒤 95년 방북승인신청을 냈다가 거부당한 사실을 중시하고 있다. 오씨가 유씨로부터 가족들의 근황을 듣고 방북을 결심하게 됐으며, 북한측이 가족을 「미끼」로 적극적인 포섭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검찰 공안관계자는 『오씨가 8·15광복절에 맞춰 입북한 것을 보면 북한측과 사전에 충분한 접촉을 통해 북측 시나리오에 따라 월북한 것같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 고정간첩이나 해외 북한공작원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그러나 오씨가 국내에서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누려온데다 가족까지 두고 있다는 점에서 가족상봉이나 종교단체 교류 등 단순한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오씨가 평통 자문위원이나 정당 상임고문 등의 지위를 이용해 간첩활동을 해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중 수사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우선 93년 이후 오씨가 접촉해 온 국내외 인사와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오씨의 월북과 관련한 국민회의측 수사여부에 대해 공안당국 관계자는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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