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하루만 맡겨도 고금리를 준다」는 선전문구를 앞세워 MMDA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실익을 얻으려면 여러가지 사항을 충분히 검토한뒤 가입해야 한다.지난달 7일 취해진 4단계 금리자유화의 핵심은 은행권에 대해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허용한 것이다. 그동안 단기금융상품은 종합금융회사 투자신탁회사 등 제2금융권의 전유물이었는데 이번 조치로 은행이 강력한 경쟁자로 나서게 됐다.
실제로 MMDA가 나온 뒤로 투자수단을 찾지못해 방황하던 수조원의 시중단기유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다. 은행창구 직원들도 고객들을 붙잡고 『단 하루만 맡겨도 10%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한다』는 등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도 금융상품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조직인 만큼 과대포장된 MMDA상품의 이면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약점이 있다. 500만원미만 소액자금의 경우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MMDA에 가입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5가지 사항을 알아본다.
▷500만원 미만의 예금은 오히려 불리하다◁
MMDA는 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이 강조하는 연 10%이상의 고금리를 받으려면 일반 서민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1억원이상을 예치해야 한다.
500만원 미만에 대해서는 국민 기업 한미은행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들이 연 1%의 이자를 지급할 뿐이다. 1%의 금리는 기존의 자유저축통장(연 3%)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결국 자동이체, 신용카드 결제 등 소액자금을 결제계좌로 활용하고 있는 통장은 종전대로 거래하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사용시기가 불확실한 자금만 맡겨라◁
자금사용시기가 확실해 1개월이상 만기를 정한 상태라면 굳이 MMDA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정기예금 등 기존의 거치식 예금상품의 경우에도 1개월이상 예치하면 연 10%이상의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MMDA는 거액의 자금을 예치할 수 있고 수시로 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는 고객에게만 유리한 상품이다.
▷같은 금리라도 이자계산방식에 주목하라◁
모든 은행이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10%의 이자를 지급한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금리가 같다고 실제수익률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이자계산방식에 따라 실제이자지급액이 달라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매일 이자에 이자가 붙는 「일복리」이자계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은행의 MMDA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똑같은 연 10%로 1년간 맡겼을 경우 일복리인 경우의 1년뒤 이자금액은 1,051만5,500원(세전 기준)이지만 3개월복리인 경우에는 1,038만1,200원에 불과하다.따라서 MMDA가입때는 이자계산방식이 일복리인지 월복리 또는 3개월복리인지 자세히 살펴본뒤 가입해야 한다. 시중은행중 일복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은행은 제일은행이다.
▷언제든지 이자 찾을 수 있는 은행에 가입하라◁
오늘 돈을 맡겼다가 내일 찾을 때에도 이자를 함께 받을 수 있는 MMDA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필요할때 이자를 수령하게 되면 이자를 생활비로 이용하거나 다른 데에 굴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만큼 유리하다.
만약 1개월이나 3개월 혹은 6개월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는 은행에 가입할 경우에는 은행이 일방적으로 정해논 이자지급일이나 통장을 해약할 경우에만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종금사 등 제2금융권 상품도 눈여겨보라◁
MMDA상품이 나오기 전만해도 초단기예금의 수익률은 단연 제2금융권 상품이 높았다. 실제로 지금도 제2금융권이 상품에 따라서 MMDA보다 높은 것도 사실이다. 또 제2금융권은 예치금액별로 차등금리를 적용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소액이면서도 편리성보다는 금리에 관심이 많은 고객이라면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려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제2금융권의 경우 은행과는 달리 ▲개인대출이 불가능하고 ▲자기앞수표 발행 ▲신용카드 ▲자동이체 서비스 등 편의성에서 많이 떨어지는 것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조철환 기자 문의 제일은행 상품개발팀 박정일 대리 (02)733―0070(교환 4548)>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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