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평의 고단한 감옥살이」말동무할 친구조차 없는 독방에서 많게는 수십년을 살아온 양심수들의 감옥생활을 체험해보는 이색행사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명동성당 입구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문민정부 이후에도 감옥에서 신음하는 양심수의 고통은 여전함을 알리는 등 양심수문제해결의 절박함을 알리기위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가 마련했다.
지난 95년 광복절 50주년행사의 일환으로 처음 시작된 「양심수의 고난에 동참하는 하루감옥체험」은 올해로 3번째. 체험자들은 0.75평의 좁은 방에서 8시간을 양심수와 똑같이 생활한다. 서울 명동성당 앞에 설치된 7개의 감옥은 출옥한 양심수들의 기억을 되살려 합판으로 만든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다. 체험자들은 『하루도 견디기 힘든 감옥생활을 수십년간 되풀이해 온 장기수들의 처절한 삶에 가슴이 미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첫 해 행사때는 박원순 변호사, 소설가 윤정모씨, 가수 정태춘씨 등 18명이 참여했다. 「97 양심수 석방을 위한 캠페인」의 하나로 열린 올해 행사에도 민주당의 김홍신 의원, 강금실·이기욱 변호사, 이두호·장태산·원수연씨 등 만화가, 백도명 서울대 교수, 권해효·윤동환씨 등 영화배우, 박은종 신부, 최영미 시인 등 18명이 자진해 「수의」를 입었다.
가장 무더웠던 첫 날 감옥체험을 한 김의원은 『무더위와 갇혀있다는 느낌에 하루종일을 멍하니 지냈다』며 『0.75평의 밀폐된 공간은 멀쩡한 사람조차 미치게 만들 것 같은 장소』라고 말했다. 권해효씨는 『양심수들의 고통과 가족을 감옥에 보낸 민가협어머니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눌까해서 참여했다』며 『권력자들이 양심수와 가족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가협의 남규선 총무는 『문민정부들어 일반인의 관심이 많이 줄었지만 장기수를 포함한 양심수는 여전히 1,000여명에 달한다』며 『하루빨리 이같은 행사가 필요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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