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간 음모” 해명불구 “혹시” 시선 여전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그의 최대 정치적 후원자로 알려져 있는 김윤환 고문 사이에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전당대회 이후 계속 제기된 두 사람 관계의 「이상설」이 지난 주말에는 마침내 「김고문의 조순 서울시장 지원검토」보도로까지 이어졌다. 보도의 내용은 김고문이 일본인 지인을 만나 『이대표의 당선가능성이 낮아졌으므로 탈당해 조시장을 돕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고문측은 즉각 해명서를 통해 『보도는 전적으로 허위』라며 이대표와 김고문을 갈라놓으려는 일부 세력의 「음모설」을 주장했다. 강재섭 총무는 『김고문이 출국하기 전날 만났는데 오히려 이후보를 위해 전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그러나 당안팎에서는 여전히 『뭔가 있긴 있나보다』라는 시각이 여전한게 현실이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두 사람 자신이라기보다는 뒤에서 미묘한 갈등을 노출해온 주변인사들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이대표 주변의 일부 초·재선의원들은 김고문을 「흘러간 과거의 보수인물」로 치부하면서 그의 전면등장을 경계했다. 이에 맞서 김고문측은 『오늘의 이후보를 만든 사람은 바로 허주(김고문 아호)』라며 신경전을 펼쳐왔다. 특히 최근 이뤄진 당직개편에서 「홀대」를 받은 허주계 일부 3·4선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주위에 이처럼 난기류가 형성됐어도 정작 두 사람의 신뢰에는 변함이 없다고 핵심측근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이대표의 하순봉 비서실장은 『두 사람은 꾸준한 교감을 통해 당내 현안들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고문측의 윤원중 의원도 『김고문은 이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자세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관계는 이르면 내달 말께로 예상되는 총재이양 및 당대표 선임, 선대위 인선에 맞춰 큰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김고문이 자신의 당대표 또는 선대위원장선임을 고집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경선탈락후보가 이 자리를 차지하는 데에는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대표측은 당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 방안을 여전히 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인사권을 행사할 이대표의 선택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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