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하락 겹쳐 “위기설”대기업의 연쇄부도사태와 이로인한 우리 경제의 국제신용도 추락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차입난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외화자금수요가 몰리는 다음달 말이면 금융기관들이 외화자금 결제불능사태에 빠지는 일대 위기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평소 2억달러 정도의 하루짜리 외화 콜자금(오버나이트)을 조달하던 대형시중은행들은 외화자금보유규모가 크게 부족해지면서 매일 4억∼5억달러를 오버나이트로 메우고 있다. 일부 은행은 런던은행간대출금리(LIBOR)에 0.9%포인트를 얹어 주고도 달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은행들로부터 외화를 주로 차입하는 전환종금사들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자체자금이 부족한 은행들이 외화상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외국계은행 국내지점들은 최근 전환종금사들과의 대출거래한도(크레딧 라인)를 완전히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달에는 외화자금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게 돼 있어 9월 외환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름철 자금비수기가 지나면 실물부문의 외화수요가 늘어날 것인데다 국내금융기관들의 최대 외화조달처인 일본계은행들의 반기 결산이 9월말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계은행들이 결산일에 맞춰 자산구조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계은행에 집중적으로 나가있는 외화자금을 일시에 회수하게 되면 그 여파가 국내 금융권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금사 관계자는 『올 3월 일본계 은행 반기결산 때에도 겨우 위기를 넘겼는데 다음달에는 상황이 더 심각할 것 같다』며 『9월30일이 「마의 화요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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