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하달 새 통신수단… 곳곳 압수 실랑이『삐삐통신을 차단하라』
경찰이 13∼15일로 예정됐던 한총련의 「8·15통일축전」을 원천봉쇄키로 방침을 세운 뒤 일선경찰서에 은밀히 내린 지시다.
이때문에 이번주 들어 전국의 버스터미널과 역, 서울시내 주요대학가와 도심 지하철역 주변 등 곳곳에서는 호출기 소지여부를 확인, 압수하려는 경찰과 빼앗기지 않으려는 학생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찰의 이같은 조치는 한총련 지도부가 호출기 음성녹음을 통해 각 대학 핵심행동대원들에게 지침을 내리고 있다는 정보에 따른 것.
사실 경찰은 이번 통일축전을 앞두고 한총련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때문에 초기에는 서울대 건국대 한양대 서강대 주변 등 「가능지역」마다 무려 1백60개 중대, 2만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배치해야 했다. 그동안 행사때마다 PC통신으로 지침을 내린 한총련 지도부가 지난 5월 한양대출범식을 완전봉쇄당하는 「수모」를 당한 뒤 통신수단을 바꾼 때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10∼20명 단위로 움직이는 학생중 3∼4명이 호출기를 갖고 있었고 여기에 녹음된 집결장소로 가보면 어김없이 30∼50명씩 모여 있었다』며 『현장에 들이닥치면 학생들이 어떻게 노출됐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을 짓곤 했다』고 말했다. 결국 한총련은 이번에도 「행사다운 행사」 한번 못치르고 장소를 광주 조선대로 옮겼으나 그 조차도 무산됐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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