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과 화해해법 고심인도총리 인데르 쿠마르 구즈랄(77). 15일 독립 50주년을 맞은 이 노정객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4개월전 15개당으로 구성된 연립정부의 총리로 취임한 그는 인도의 정치권에서는 과도기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자신이 인도의 영원한 정신적 지도자이자 초대총리인 자와하를랄 네루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선뜻 믿기지 않는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를 막기위해 노력했던 네루를 누구보다 존경했던 그는 네루의 역량에 비해 자신의 힘이 너무나 미약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미국과 캐나다처럼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사이좋은 관계가 되는 것이다. 그는 현재는 파키스탄의 땅인 카라치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카라치에서 목재업을 했다. 48년 이곳에서 반힌두 폭동이 발생하자 재산을 모두 빼앗긴채 그와 가족들은 인도의 뉴델리로 피란, 방 한칸에서 세가족이 기거해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다. 이처럼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그에게는 더욱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다.
영국 식민지시절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투옥됐었던 그는 네루의 외동딸인 인디라 간디 총리의 눈에 들어 75년 공보장관으로 입각했으나 언론검열에 반대해 소련주재 대사로 좌천되기도 했다. 이후 두차례에 걸쳐 외무장관을 역임한 그는 역대 인도 총리중 가장 교육을 많이 받은 인물이다.
그는 문학 등 박사학위를 2개나 가지고 있으며 파키스탄말인 우르두어를 능통하게 구사, 시를 쓸 정도다. 슬하에 시인과 소설가인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총리가 된후에도 관저에 입주하지 않고 사저에 기거하면서 아침마다 인근 빈민가를 둘러보고 있다. 외무장관시절에도 파키스탄과의 관계개선에 역점을 두었던 그는 5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양국의 화해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과연 그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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