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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통화 폭락/헤지펀드 ‘장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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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통화 폭락/헤지펀드 ‘장난’인가

입력
1997.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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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등 세계취약지 무차별 사냥/“환차익 노린 투매로 연쇄폭락” 분석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동남아 통화 연쇄폭락의 배후로 이 지역에 개입하고 있는 거액의 해외 투기성자금인 헤지펀드(Hedge Fund)의 움직임에 또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달러화와 인도네시아 링기트화 등 동남아 통화가 또다시 비상식적 수준으로 폭락을 거듭하자, 장래 환차익을 노린 헤지펀드의 현지 통화 투매에 비난의 화살이 다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통화 취약지역을 휩쓰는 대표적 헤지펀드로는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와 줄리안 로버트슨의 「재규어펀드」 등이 있다. 96년 9월 현재 각각 45억3,000만달러와 42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한 이들은 규모나 수익에서 헤지펀드 그룹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루이스 바콘의 「무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역시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 레온 쿠퍼맨스의 「오메가 오버시스 파트너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미국을 근거로 한 국제적 헤지펀드의 수는 94년에 이미 1,100∼1,200개를 기록했으며, 총 운용자산도 1,000억달러로 급증했다.(미 하원 은행위 헤지펀드 청문회보고 94.4) 자산 1,000억달러는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해 운용규모를 「뻥튀기」할 경우 평균 1조5,000억달러의 천문학적 투자효과를 발휘하는 규모이다. 헤지펀드는 이처럼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92년 9월 1차 유럽통화위기와 93년 7월 2차 위기를 야기, 엄청난 환차익을 얻었다. 또 올해에는 동남아에 앞서 체코와 폴란드 등 동유럽 지역을 휩쓸어 5월 체코 코루나화는 12%, 폴란드 즐로티화는 7%가 각각 평가절하됐다.

현재 동남아 통화투매는 「비쌀 때 빌려서 쌀 때 갚는다」는 공매(보유하지 않은 금융자산을 우선 매각한 후 나중에 매입해 결제하는 투자전략)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이같은 방식을 루피아 바트 링기트화 등의 거래에 적용, 투매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5월 각국 중앙은행간 공조를 통해 바트화가치 하락을 우선 방어했다. 하지만 이 방어벽은 최근 헤지펀드의 투매가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서서히 무너지는 듯한 모습이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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