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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기아행보」에 3자3색

입력
1997.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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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환영… 채권단 떨떠름… 정부 난처기아그룹은 소하리 기아자동차공장을 방문한 이회창 신한국당대표가 제3자인수 반대입장을 밝히자 크게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기아그룹은 특히 3자인수를 경계하며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해왔던 터여서 이대표의 발언으로 원군을 얻은 듯한 반응을 나타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여당의 차기대통령후보가 이같은 발언을 했기 때문에 정부의 방침도 이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대표가 강경식 경제부총리도 기아의 회생을 바라고 있다고 밝힌 점을 특히 주목한다』고 밝혔다.

기아그룹은 이대표가 구체적인 지원방안으로 수요자금융 1천억원지원, 진성어음 할인 등의 지원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자구노력계획과 자금조달계획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기아그룹 일부직원들은 이대표의 발언이 대선을 앞둔 정치적인 행보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을 보이는 등 이대표 발언의 시행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채권은행단은 이대표의 기아사태 개입에 대해 일단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기아그룹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측은 이대표의 중재안이 무엇인지 보기 전에는 뭐라고 입장을 밝힐 수가 없다는 원론을 피력했다. 그러나 김선홍 회장이 사표를 제출하기로 알려진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김회장이 사표를 첨부한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한다면 기아그룹의 5개 주력사에 대한 1천8백81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김회장이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한다면 노조의 인원감축동의서 역시 함께 제출될 것이므로 긴급자금지원의 전제로 내걸었던 조건들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회장이 실제로 사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할 방침이다. 채권회수를 가장 큰 목적으로 하고 있는 채권단과 정치적 여건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이대표의 해결접근 방안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또다른 조건이나 김회장에 대한 정치적 배려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때문에 섣불리 기아에 대한 지원방안을 결정했다간 결과적으로 기아측의 구도대로 이끌려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재정경제원의 경우 아주 난처한 모습이다. 재경원의 고위관계자는 『이대표가 제3자개입 반대입장표명에도 불구, 「선 경영진퇴진 후 추가지원」이란 기존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일각에서는 『표를 의식해 경제문제를 정치논리로 풀려는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기아사태 해법을 놓고 당정간에 심각한 마찰이 예상된다.<김동영·김경철·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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