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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설악 백담계곡(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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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설악 백담계곡(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입력
1997.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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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네의 품안처럼 깊고 은근한 숲과 여울/시리게 짙푸른 물 뽀얀 바윗돌들 컴컴한 숲길따라 오르노라면/수향과 물소리 매미소리에 젖어든 내몸은 백담의 일부여름휴가를 마무리하는 황금같은 연휴다. 15일은 광복절, 16일 주말은 말복이다. 토요일 하루만 비우면 여름을 마무리할 겸 휴가를 미처 떠나지 못한 사람들도 2박3일쯤으로 효과적인 나들이를 엮어낼 수 있다.

이때쯤 내설악 백담사를 찾으면 상큼한 계곡바람과 유리알처럼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에 시달렸던 기억을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설악산은 크게 둘로 나뉘어진다. 동해안에 접한 외설악과 내륙에 들어있는 내설악이다. 외설악은 그 이름처럼 설악의 얼굴이나 다름없고 기암괴석으로 장식되어 웅장하고 화려하다. 내설악은 설악의 내면미를 보여주는 듯, 외설악에 비해 보다 깊고 감싸이는 맛이 있어 모성에 비유되기도 한다. 외설악은 바위색이 일품이고 내설악은 계곡미를 앞세운다.

백담계곡은 내설악의 주축을 이루는 계곡으로 설악권의 으뜸이다. 녹색의 맑은 물을 담아내는 하얀 암반과 둥글둥글한 바윗돌도 깔끔하게 씻어놓은 듯 깨끗하다. 물길을 따라오르는 숲길은 신록이 무성할 대로 무성해 때론 어두컴컴할 정도다. 짙게 배어나는 수향은 온몸에 스며들고 쏟아져 내리는 물소리로 귓속이 멍멍해진다. 계곡안에는 야영과 취사는 물론 수영까지 금지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계곡의 관문인 용대리 민박마을에서 절까지는 6.5㎞. 매표소에서 3.5㎞ 지점까지는 절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다니고 3㎞는 걸어서 오른다. 산길이지만 평평하고 포장길이나 다름 없어 숲속의 정경과 물소리 매미소리에 정신을 빼앗기며 신비감에 젖다보면 쉬엄쉬엄 걸어도 넉넉히 한 시간이면 절에 닿는다.

수심교라 새겨진 긴 돌다리를 건너면 백담사 일주문 앞이다. 원래 큰 절은 아니었지만 워낙 깊이 가려진 절이어서 이름 있는 큰스님들이 수도하던 곳이다. 매당 김시습을 비롯해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특히 만해사상선양회가 절안에 만해기념관과 강원 등 굵직한 절집을 지어 그윽한 산사의 분위기를 더한다. 절 앞에는 청봉과 귓때기골, 곰골 등 서너개의 물길이 모아지는 넓은 여울이 열려 있어 잠시 들어가 발을 담궈볼 수도 있다.

◎가는 길/서울­홍천­인제 외길

서울에서 내설악으로 가는 길은 외길이나 다름없다. 서울―양평―홍천―인제 순으로 밟아오른다. 서울―양평의 체증이 예상되면 곤지암으로 빠져 곤지암―양평교를 이용하거나 곤지암―이포교―광탄길로 우회한다. 오는 길도 마찬가지. 백담사 입구 용대리까지는 4시간거리. 대중교통편은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나 상봉터미널에서 간성행 직행버스를 타고 용대리에서 내리면 된다. 민박예약은 태성집(0365―462―5883), 그린민박(0365―462―8937), 경미민박(0365―462―3939) 등에 하면 된다.

◎먹을 거리/백담순두부·황태구이·송어회 별미

강원도 산골은 지금부터 먹거리가 풍성해진다. 찰옥수수와 햇감자, 풋콩이 나오고 조금 있으면 산열매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용대리는 오래전부터 순두부 백반과 황태구이 백반, 섭씨 10도의 찬샘에서 양식하는 송어회가 별미다. 음식값도 부담이 없어 1박2일쯤은 먹거리를 준비해가지 않아도 무난하다.

순두부는 백담순두부(0365―462―9395), 황태구이는 용바위식당(0365―462―4080), 송어회는 가야동송어양식장(0365―462―9779)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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