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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의 수사/신재민(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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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의 수사/신재민(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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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한반도 4자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취재하기위해 뉴욕에 다녀왔다.5일간 맨해튼의 숙소와 회담장을 오가면서 생선초밥을 뜻하는 「수사·스시」라는 일본어 간판이 내걸린 음식점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한국측 대표단의 숙소였던 뉴욕 팰리스호텔이 있는 50번가 인근만해도 오피스건물이 밀집한 맨해튼의 대표적인 상업지역이다.

또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맨해튼 남쪽의 세계적인 금융가 월 스트리트에도 오래전부터 스시집이 하나씩 생겨나 지금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몇 곳을 가보니 대부분의 손님은 미국인들이었다. 겉보기에도 여유가 있어보이는 정장차림의 비지니스맨들이 젓가락으로 생선초밥 생선회 김밥 등을 먹고 있었다.

상당수 미국인들이 젓가락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모습도 신기했지만, 서구문화에서 야만시하는 날생선을 먹는다는 것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은 불에 익히지않은 고기나 생선을 먹는 것은 야만인의 식사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김이나 다시마 등 해초류에 대해서도 마치 「악마의 풀」을 대하듯 한다.

그런데 요즘은 날생선과 김 등을 재료로 한 일본식 음식이 다이어트 등을 위한 건강식으로 등장해 소득수준이 높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경제력을 배경으로 일본의 문화가 미국 대륙에 상륙한게 엊그제의 일이 아니고 또 그런 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왜 그렇게 못하나』라며 자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미국내의 한국식당이 현지인들에게 일류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현대 소나타 등 국산차가 저소득층의 차로 대접받고 있는 것은 한번 되짚어볼만한 일이다.

그때문인지 맨해튼의 마천루 아래 여기저기 걸개그림처럼 내걸려 있는 「수사」라는 간판을 보는 뒷맛은 결코 좋지않았다.<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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