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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에 처박힌 기사/이준희 사회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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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에 처박힌 기사/이준희 사회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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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신한국당은 11일 KAL기참사 대책회의를 열고 근본적인 항공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키 위해 대통령 직속의 안전대책기구 설립을 검토키로 했다. 당정은 또 외국에서 대형사고 발생시 즉각적인 수습과 지원대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항공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사고대책 행동규범도 제정키로 했다.이날 회의에서 사고현장을 살피고 돌아온 모의원은 현장에서 유족들과 만나 애로와 요구사항을 청취했다며 이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참석자의 비중이나 논의된 내용만으로 보자면 대단히 중량감 있어 보이는 기사다. 더구나 이번 KAL기 추락참사처럼 엄청난 사건이 터진 상황에서는 관련사안은 설령 시시콜콜한 것이라도 모두 주요기사로 취급된다. 그러나 이 기사는 12일자 조간에 실리지 못하고 폐기됐다.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8개부처 관련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사고대책협의회를 열고 항공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 공항시설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안전운항 및 정비, 항공보안시설에 대한 종합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지방공항의 활주로 유도시설개선 등 중장기적인 공항현대화계획도 추진할 예정이다. 민자당도 항공법 등 관련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낙후된 공항시설의 개선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4년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추락, 66명의 인명을 앗아간 참사가 빚어졌을 당시의 기사다. 그러나 이 기사는 결과적으로 틀렸다. 심지어 사고현장이었던 목포공항의 안전시설조차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았다.

신문기자가 가장 불명예로 여겨 경계하는 것이 오보다. 앞의 기사가 대접을 못받고 휴지통에 처박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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