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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AL기 520명 사망 13주/참사서 교훈얻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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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AL기 520명 사망 13주/참사서 교훈얻은 일본

입력
199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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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잔해전시·정비술 향상/재발방지 혼연일체 “사고 없어”일본 하네다(우전)공항내 일본항공(JAL)의 한 사무실에는 처참하게 찌그러진 항공기 잔해가 전시돼 있다. 13년전 추락사고로 5백20명이 사망한 JAL 123편 보잉747기 잔해중 일부이다. 항공사측은 잔해를 승무원, 직원, 신입사원 안전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JAL 123편은 85년 8월12일 하네다공항을 출발, 오사카(대판)로 가던 중 군마현 오스타카(어소응)산등성이에 추락했다. 승무원 승객 5백24명중 5백20명이 사망한 사고는 항공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조사결과 사고원인은 항공기 뒷부분 압력격벽 파손이었다. 78년 JAL측 의뢰로 수리를 맡은 보잉사가 허술하게 뒷마무리를 한 게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로 국민과 유족이 참담한 심정을 가누지 못하는 지금, JAL 123편 추락사고 이후 보여준 일본인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있다. 슬픔앞에 무릎꿇기보다는 혼연일체로 사고재발 방지에 노력한 것이다.

유족들은 사고직후 「8·12 연락회」를 조직, 매년 사고현장에서 추모회를 개최하고 93년에는 사고현장에 「안전의 종」을 세워 타종하고 있다. 또 항공기사고 추방을 호소하는 문집을 제작, 배포하고 사고자료전시회도 열고 있다.

정부, 항공사, 언론의 유족에 대한 지원활동도 활발했다. 유족 주변 사람들은 사고 10주년이었던 94년 진혼곡을 작곡,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했고 언론도 유족활동을 적극 보도, 여론을 환기시켰다. 정부는 사고재발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사후조치를 취했다.

JAL측은 사운을 걸고 이 사고가 마지막이 되도록 노력했다. 각종 항공사고 연구, 자체 정비기술 향상 등 항공기술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사고방지책을 모색했다. 또 보잉사의 수리과정에서 생긴 실수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점을 감안, 이후 항공기제작사에 대한 직접적인 품질검증활동을 강화했다.

이때문인지 JAL은 이제까지 단1건의 참사도 기록하지 않았다. JAL 홍보부 야마다 고세이(산전공정)씨는 『사고는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큰 교훈을 남겼다』며 『일그러진 항공기 잔해를 바라보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참사 13주기인 12일에도 변함없이 해발 1천5백m의 오스타카산에 올라 그날의 참상을 떠올렸다. JAL도 이날 「모든 것은 안전운항으로부터」라는 제목의 사외보를 돌리며 안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으레 대형참사가 발생하면 임기응변식 대책을 내놓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고 마는 행태가 습관화한 우리 정부와 업계에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는 마지막 교훈이어야 한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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