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유엔국제아동기금(UNICEF) 대표부가 지난 6일 평양에 개설되어 활동중에 있다고 북한 중앙방송이 보도했다. ◆어려서 6·25를 산 세대들 치고 「코쟁이」가 준 우유가루, 옥수수가루를 학교나 동네를 통해 얻어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때 우리 어린이들에게 분유, 옷가지, 예방접종백신 등을 공급했던 주된 단체가 바로 유니세프였다. 우리나라에 유니세프가 처음 들어온 것은 1950년 3월. ◆대표부는 마침 전쟁으로 수많은 전쟁고아가 발생하고 경제가 파괴되자 22만달러의 현금과 우유, 옥수수가루, 옷가지 등의 생활필수품을 가져와 한국 어린이를 보호하는데 맹활약을 했다. 70년대 말부터 한국경제가 발전되고 보호대상 어린이의 숫자도 줄어들자 유니세프 한국대표부는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난 1994년 한국은 피지원국형의 유니세프대표부를 철수하고 지원국형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구성해 연 3백50만달러 정도를 국제아동기금에 지원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스스로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면서 국제아동기금의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95년의 대홍수 이후 유니세프는 자체 조사관을 파견하여 북한 어린이들의 비참한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산발적인 지원을 해오다가 북한정부와의 교섭을 거쳐 대표부를 설치하게 된 것이다. 유니세프통계는 북한 어린이의 38%가 심각한 영양실조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어린이 사망률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의 하나가 됐다. 유니세프 북한대표부 개설이 북한 어린이를 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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