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후보/여권 전통표밭 흔들릴까 우려신한국당은 조순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 결심과 이인제 경기지사의 출마검토설에 대해 다양한 계산법으로 여러 갈래의 대차대조표를 내놓고 있으나 『두 사람의 출마가 여당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신한국당은 조시장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야권표를 잠식하고, 야권후보 단일화협상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 효과로 꼽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조시장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800만 고정표」를 깨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인데다 조시장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이른바 「강원도 대통령론」이 확산될 경우 전통적인 여권의 표밭인 강원지역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않다. 또 이같은 지역분할은 각기 나름의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이지사나 박찬종 고문 등의 연쇄적 독자행동을 촉발, 이회창 대표의 득표기반을 흔들게 될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지사의 출마는 신한국당에는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우선 이지사는 여당에 속해있어 여권표를 분산시킬 뿐 아니라 그의 출신지인 충청도에서도 이대표의 기반을 어느 정도 잠식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지사는 참신한 세대교체 이미지로 야당성향의 젊은 표도 상당히 끌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여당이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주장이다.
어쨌든 신한국당은 이같은 다자구도의 형성이 기본적으로 지역성이 상대적으로 희박한 이대표보다는 확실한 지역기반과 고정표를 갖고 있는 김총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김대중 후보/실 있겠지만 불리하지는 않아
국민회의측은 조순 서울시장과 이인제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모양은 좋지 않으나 결코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자민련과의 야권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 이번대선을 여야 양자대결로 몰아 가는 것이 국민회의측의 선거전략 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자구도는 분명히 득보다는 실쪽이다. 특히 국민회의측은 조시장이 야권의 제3후보로 나설 결심을 굳힌 데 대해 「될 수 있으면 말리겠다」는 태도다. 조시장의 출마가 고질적인 야권분열 현상의 재연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총재도 11일 간부회의 등을 통해 『야권의 분열상 노출 및 군소후보 난립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상황인식을 보이면서 조시장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대선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즉 여야구도가 아닌 다자구도에 대비한 선거전략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회의측은 그러나 이같은 다자구도가 세몰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실제상황에서의 득표득실에 대해서는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김총재도 이에대해 『한 여론조사에서 조시장의 지지율이 12∼13% 정도였는데 이중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표를 잠식한 부분이 44%, 내 표를 가져간 부분은 33%로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시장의 지지층이 여야에 중복돼 있어 김총재의 표를 잠식하는 이상으로 이대표에게도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국민회의측은 조시장의 출마가 여권에서 이지사나 박찬종 고문의 독자출마를 촉발시킬 경우 여권에 더 심한 타격을 줄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김종필 후보/잃는 것보다 얻는게 더 많을 것
자민련은 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를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자민련은 조시장의 출마가 가져올 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야권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을 우려하면서 완곡하게 출마를 바라지 않고 있다. 반면 이인제 경기도지사의 출마는 자민련 입장에서 오히려 득이 되는 부분이 많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안택수 대변인은 조시장 출마에 대해 『경륜과 인격은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야권표의 분산이란 측면에서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정치인이 자기 의지를 펴는 것은 개인적인 자유여서 이를 왈가왈부 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후보로 공식화하면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복 총재비서실장은 『조시장의 출마는 마치 신한국당 경선에서의 출마러시를 연상케한다』면서 『뭔가 착각과 착시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김창영 부대변인은 조시장을 가리켜 『2중대정당(민주당)의 2중대후보』라고 직격탄을 쏘았다. 한영수 부총재는 『대통령이 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인간적인 면모부터 갖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사 출마에 대해 이규양 부대변인은 『이지사의 출마는 정치적 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사필귀정』이라며 그의 출마를 곧 이회창 대표의 낙마설에 연결시켰다. 정원조 정세분석실장은 『야권후보나 다른 후보들이 독자적으로 출마, 다자구도가 되면 우리당에 결코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DJP후보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 조시장이 출마하면 약간의 타격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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