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압박 귀국 유가족 늘어○…괌 현지 유족들은 퍼시픽스타호텔 2층 합동분향소에 11일 영정이 설치되자 또한번 울음을 터뜨렸다. 숙소인 라데라 호텔에서 밤을 보낸 뒤 분향소에 도착한 유족들은 혈육의 영정을 쓰다듬으며 오열했고 이들을 달래던 외국인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울기도 했다. 200여개의 영정은 분향소에 6단으로 빼곡이 설치됐으며 한 유족은 자신의 가족을 찾느라 안타까워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유족들이 시신 모습을 보고 충격받을 것을 우려, 노약자 임산부 등에게는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앰뷸런스와 구조대원을 객실 주위에 배치했다. 또 유족들로부터 「시신 사진을 본 이후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등의 각서를 받기도 했다.
○…시신수습 작업이 지연되고 신원확인 작업이 늦어지면서 생계 등을 위해 귀국하는 유가족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희생자의 신체특징 등을 기록한 카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검시관과 인터뷰를 마친 뒤 모든 것을 대한항공측에 일임하고 귀국해서 결과를 기다리기로 한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어차피 신원이 확인돼도 이곳에서는 규정상 시신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면서 『이미 40∼50명이 귀국했다』고 말했다.
○정동남씨 발굴 참여
○…이날부터 시신수습 작업에 구조전문가인 탤런트 정동남(47)씨와 외무부 서기관 이기철씨가 참여했다. 이들의 작업 투입은 우리 정부와 유족들의 강력한 요구를 NTSB가 받아들여 이뤄졌다. 이들은 상오 8시부터 사고현장에 투입돼 수습작업을 돕는 한편 미군측의 시신수습절차와 작업진척도 등을 지켜본뒤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괌=특별취재반>괌=특별취재반>
◎송환 시신부터 장례식 치르기로
○…대한항공 801편 사고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신원이 확인된 시신부터 개별적으로 국내로 운구한 뒤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에따라 합동분향소를 13일까지 설치해 줄 것을 대한항공측에 요구하고 『장례식을 먼저 치른 유가족들도 합동분향소를 중심으로 배상 등 제반 문제에 대해 행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경 모녀 병실서 상봉
○…대한항공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 삼성의료원 10층과 13층에 각각 입원해 있던 KBS 보도국장 홍성현(52)씨의 부인 이재남(43)씨와 딸 화경(15)양이 10일 하오 사건 발생 닷새만에 상봉했다. 이날 만남은 이씨가 의료진의 도움으로 딸의 병실을 찾으면서 이뤄졌다. 이씨는 화경양을 얼싸안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으나 화경양이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 남편 홍씨 등 다른 가족의 사망소식을 끝내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스 정양 숨져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생존자 29명 가운데 1명인 중국계 미국소녀 그레이스 정(10)양이 이날 상오 입원치료중이던 미국 텍사스주 브룩스군병원에서 숨졌다. 정양은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화상 80%상태로 중태였으며 9일 정영학, 한규희, 주세진씨 등 한국인 3명과 함께 미국본토로 후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대한항공,미 언론 법적대응 불사
○…대한항공은 11일 801편 추락사고를 편파·왜곡보도한 외국신문들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한편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대응키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USA 투데이지가 사고기 기장의 비행경력이 짧고 추락당시 여객기에는 지상근접경보장치(GPWS)를 장착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사고원인이 마치 대한항공의 과실인 것처럼 기사화한 것은 왜곡보도』라며 『기사를 작성한 로버트 데이비스 기자에게 항의서한을 보내고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박일근·이동준 기자>박일근·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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