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 진입시 수증기화 “물공급 역할”우주공간을 떠돌던 집채만한 얼음덩어리가 매일 수천개씩 지구로 날아들고 있다는 「빙유성 이론」이 학계에 등장한지 11년만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7일 발사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활동결과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미 해군연구소의 로버트 콘웨이 박사는 10일 『오존감시위성이 찍은 사진의 판독결과 지구북반구 대기중에 상당한 양의 수증기가 퍼져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이론은 86년 아이오와대학 우주물리학자 루이스 프랑크 박사가 처음으로 학술지에 소개함으로써 알려졌다. 태양계내의 우주공간에 무수히 산재해있는 커다란 얼음조각들이 지구에 가까워지면서 인력에 끌려 대기권으로 떨어지고 있다는게 이 이론의 골자다. 물론 대기권 진입시 공기와의 마찰로 생기는 열로 인해 이 얼음유성들은 순식간에 수증기로 변해버리지만 결국은 지구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크 박사는 『지구가 생성된 이후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지구에 오늘날과 같이 풍부한 양의 물을 공급했다』며 『어쩌면 우주에서 날아온 물속에 생명의 근원이 된 유기물 구조도 포함됐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당시 학계는 이 이론을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5월 미국의 인공위성이 처음으로 지상 8,000∼2만4,000㎞ 대기중에서 수증기를 발견한 이래 이 이론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이날 미 해군연구소측의 발표에 따르면 1분에 5∼30개씩의 얼음유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들고 있다. 인공위성의 자외선사진 촬영결과, 어떤 것은 80톤가량의 물을 반경 40∼80㎞의 대기권에 수증기의 형태로 뿌리면서 자외선을 흡수하는 바람에 명확히 그 흔적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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