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있는 곳에 햄 있다」아마추어무선사(햄·HAM)들로 구성된 한국재난구조대는 재난현장에서 통신지원을 통해 구호활동을 돕는 숨은 일꾼.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무전기를 들고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던 이들의 모습이 TV 화면에 포착되곤 했는데 바로 이들이 자원봉사에 나섰던 재난구조대원이다. 군 경찰 119구조대 등이 각기 주파수가 다른 무전기를 사용, 상호통신이 안되는데다 지하에서는 속수무책인데 비해 아마추어무선사들의 통신기기는 오히려 위력을 발휘한다. 이때문에 대형사고 때 이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재난구조대는 전국 시·군·구 93개 지역지구대를 근거지 삼아 1,800여명의 대원이 제각각 흩어져 사건 사고를 접하거나 소식을 들으면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본부에 상황을 알린다. 본부에서는 즉시 관련기관에 연락을 취하고 사고규모에 따라 일정수의 아마추어무선사들을 투입한다.
영등포구 대방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들은 대형사고 발생시에는 무전기 안테나 교신시스템 등 무선교신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고 24시간 대기중인 1톤 탑차를 현장에 보내 구조대의 교신을 지원하고 아마추어무선사끼리 연락으로 상황을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로 전파하게 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는 구조활동이 끝날 때까지 하루 평균 40여명을 투입, 구조활동 겸 구조현장의 교신지원을 했다. 이외에도 94년 성수대교붕괴사고 96년 대구 도시가스폭발사고 등 대형사고현장에는 으레 아마추어무선사들의 교신지원이 있었다.
이들은 이를 위해 평소에도 한달에 1∼2회 꼴로 유사시를 대비한 비상통신 훈련을 실시한다. 아마추어 무선통신사 100∼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서울과 지방 등 각 지역별로 분산돼 통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점검, 수시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90년 경기 고양시 홍수피해가 일어났을 당시 아마추어 무선사끼리 통신을 통해 긴급상황을 전파하는데 일조했으나 체계적인 연락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 91년 한국재난구조대를 결성하게 됐다. 대원들은 개인사업자 60%, 회사원 30% 등으로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운영비도 임원 등이 십시일반으로 충당한다.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때에는 전국 교통상황을 알리는 데 큰 몫을 해내기도 한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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