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들 밤샘치료 힘들지만 보람”괌 SDA클리닉에 근무하는 송종은(63) 박사는 대한항공 801편이 추락한 6일부터 매일 메모리얼병원에서 생존 부상자들을 밤샘 치료한 한국인 의사 5명중 한 명이다.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동포의 귀중한 생명을 구해냈다는 보람에 차있다.
송박사가 사고소식을 접한 것은 6일 새벽 3시. 메모리얼병원으로 급히 와달라는 동료의사의 전화를 받고 정신없이 차를 몰아 병원에 도착했을 때 병원에는 많은 의사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부상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오 5시께 칼 구티에레스 괌지사가 일본인 소녀 마쓰다 리카(12)양을 안고 들어왔다. 리카양은 의식이 뚜렷했고 몇군데 피부가 찢어진 것 외에는 특별한 상처가 없었다.
『일본인 소녀의 상처를 보는 순간 생존자들이 많이 있을 지 모른다는 희망이 들었습니다』
곧이어 부상입은 환자들이 들이닥쳤다. 응급실은 중화상을 입은 환자와 골절 환자들의 고통스런 비명과 의료진이 바삐 움직이는 소리로 뒤범벅이 됐다. 경상을 입은 한 중년부인은 연신 『남편과 딸을 찾아달라』고 외쳤고 생존 여승무원은 동료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송박사는 환자만 붙들고 응급처치만 할 처지가 아니었다. 부상자 13명 사이를 돌아다니며 인적사항, 증상 등을 파악하고 상오 10시가 돼서야 소파에서 잠깐 쉴 수 있었다.
서울위생병원 비뇨기과 과장으로 일하다 25년전 미국 미시간주 배틀클릭으로 부인 임경순(58)씨와 함께 이민간 송박사는 현지에서 개업, 병원을 운영해 오다 교민들에게 봉사하고자 괌으로 이주했다.
송박사는 『엄청난 고통을 겪은 동포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괌=유병률 기자>괌=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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