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개표 시청자 눈잡기 준비 박차/KBS·MBC 자체시스템 개발/SBS는 선진국 장비수입 추진「방송 카메라 앵글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대선후보들의 3차원 득표상황 그래프, 전국 개표소, 당선자 선거사무실 등을 자유롭게 공간 이동하는 앵커….」
KBS 등 방송 3사가 올해 대선 개표방송에서 선보일 「가상 스튜디오」의 모습이다. 가상스튜디오는 카메라로 촬영한 실제 앵커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한 가상배경을 고성능 컴퓨터로 합성, 앵커가 마치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가상현실(VR)의 한 응용분야.
91년 일본 NHK가 과학 다큐멘터리 「나노 스페이스」에서 처음 선보인 후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을 비롯해 스포츠중계, 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방송 3사가 지난해 4·11총선에서 초보적인 가상스튜디오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들은 올연말 대선에서 선진국 수준의 가상스튜디오 방송을 하기 위해 극비리에 시스템 개발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11총선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전담팀을 구성한 MBC는 10월께 시스템개발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고성능 그래픽처리 컴퓨터와 카메라 위치 측정센서, 영상합성장치 등을 이용해 초당 30개의 가상화면을 제작할 수 있다.
특히 가상화면 안에 움직이는 가상화면을 중첩해 표시하는 「동화상 매핑」기능이나 차트나 문자 등을 3차원으로 표시하는 특수 기능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94년부터 개발중인 「드림세트(가칭)」를 최근 완성, 현재 대선 개표방송에 활용하기 위한 시험 테스트를 하고 있다.
지난해 4·11총선 때 선보인 「스모키2」는 2차원의 배경화면을 만들어 냈으나 드림세트는 3차원의 다양한 입체화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BS는 올해 대선개표 방송에서 가상스튜디오를 150분 이상 사용한다는 계획아래 미국 아콤사, 이스라엘 오라드사 등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 수입을 추진중이다.
SBS는 가상스튜디오의 성공여부가 가상세트 제작에 있다는 점을 중시, 전국의 개표소, 당선자 선거사무실 등 다양한 가상세트 제작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방송공학회 윤두림 사무국장은 『대선방송이 방송사의 보도역량을 한눈에 보여주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방송 3사는 가상스튜디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상스튜디오는 실제 구현하기 힘든 세트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개표집계도 시청각적으로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홍덕기 기자 hongdk@korealink.co.kr>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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