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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맛 고향의 맛 쌈밥/상추·깻잎·곰취·치커리·쑥갓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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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맛 고향의 맛 쌈밥/상추·깻잎·곰취·치커리·쑥갓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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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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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채소에 쌈장얹어 한입 가득/고기·생선반찬 곁들이면 건강식자연의 향기와 고향의 맛을 한 입에 배어문다. 더운 여름 상큼한 채소에 밥을 싸서 먹는 쌈밥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음식문화. 옛부터 「복을 싼다」는 보자기문화가 음식에서는 쌈으로 대표된다.

호박잎이든 상추잎이든 잎이 넓고 큰 채소에다 밥을 얹고 장을 쓱 발라 먹는 쌈은 소박하고 서민적인 음식이지만 고기나 생선반찬을 얹으면 비빔밥 못지않게 영양소가 고루 든 음식이다. 경희호텔전문대 조리과 신민자 교수는 『양반들이 먹던 쌈에는 육류 생선볶음과 고기 버섯을 넣은 강된장 등이 함께 나오므로 여름 건강식으로도 좋은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쌈의 재료인 채소잎은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보고.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채소는 상추 깻잎 곰취 참나물 미나리 쑥갓 치커리 케일 신선초 샐러리 등이 있다. 삶은 호박잎 양배추 다시마 미역도 좋은 쌈 재료다. 제철에 따라 시장에서 구입하기 쉬운 것으로 상에 올리면 된다. 곰취 나물취 산미나리 등 산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은 향미가 뛰어나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으며 상추 치커리 케일 등은 파종이나 모종 방법이 쉬워 집에서 직접 키워 먹어도 좋다.

쌈장은 쌈의 맛을 더해주는 요소다. 농민들이 밭에서 새참으로 먹던 쌈밥처럼 된장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고 양념을 가미한 된장도 나름대로 맛을 낸다. 진부 부일식당(0374―35―7232) 고윤숙씨는 『양념을 전혀 하지 않은 3년 묵힌 된장을 쓴다. 쌈재료인 채소의 맛을 제대로 보려면 막된장을 쌈장으로 쓰는 것이 낫다』고 일러준다. 신교수는 『영양적인 면을 보완하려면 강된장이나 약고추장을 만들어 얹어 먹어도 좋다』고 말한다. 강된장은 알칼리성인 표고버섯과 산성인 쇠고기를 함께 넣어 빡빡하게 끓이고 약고추장은 쇠고기를 갈아 고추장에 넣고 볶아 쓴다.

쌈장이 맛있는 강남 대모산쌈밥(02-508-5319) 최남점(48)씨는 『쌈된장에 간 양파 마늘 고추를 넣고 기름을 두르지 않고 볶은 뒤 사이다를 넣어 섞는다. 이렇게 양념한 된장에 참기름을 둘러 고소한 맛이 나는 쌈장을 만들어 낸다』고 털어놓는다. 최씨는 『재료가 되는 쌈된장은 된장에 간 고춧가루 고추씨와 메주가루를 섞어 숙성시킨 것으로 집에서 만들기 힘들다면 시중에 나와있는 쌈된장을 사용해도 될 것』이라고 말한다.

쌈밥에 반찬으로 제육볶음 낙지볶음 오징어볶음 생선조림 새우볶음 등 단백질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반찬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된장국이나 찌개를 함께 곁들이는 것도 좋다.

◎집에서 채소 기르기/모종 옮겨 심은뒤 10일정도 자라면 먹을 수 있어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눈감고 씨를 뿌려만 두어도」 채소가 잘 자란다. 집에서 조그만 화분이나 스티로폼 용기에 씨를 뿌려두고 20여일 정도 지나면 맛있는 쌈을 먹을 수 있다. 종로 5가 아람원예종묘 박달선(52)씨는 『여름에 파종할 수 있는 잎채소는 10여종』이라고 일러준다. 요즘 씨를 뿌려 키워 잎을 먹을 수 있는 채소는 진청색잎의 겨자채, 샐러드용으로 많이 쓰이는 청경채, 배추속처럼 생긴 백경채, 빨간 양배추인 레드샐러드볼, 치커리, 비타민채, 상추, 쑥갓, 취나물, 참나물, 비트, 케일 등.

박씨는 『용기를 준비해 흙을 담은후 씨를 뿌리고 씨앗의 3배 정도 두께로 흙을 덮는다. 파종후에 신문지를 덮어 물을 뿌리면 수분이 증발되지 않아 씨앗이 발아하는데 좋다』고 말한다. 신문지는 싹이 난 후에 걷어내면 된다. 요즘 날씨에는 파종후 4, 5일이 지나면 대개 떡잎이 나오고 1주일이 되면 본잎이 2장 정도 나온다. 이때 흙과 퇴비를 5:1의 비율로 섞은 흙에다 모종을 옮겨준다. 모종은 10∼15㎝ 간격으로 심는 것이 요령. 옮겨 심은지 10여일이 지나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라고 2달 정도는 뜯어 먹을 수 있다. 하루에 2, 3시간 정도만 햇빛을 쬐어주면 충분하게 자란다. 상추 치커리 케일 등은 모종을 옮겨 심으면 좋고 다른 채소들은 굳이 옮겨 심지 않아도 잘 자란다.

박씨는 좋은 씨앗을 고르려면 『포장지를 보아 지난해 채종된 것인지를 꼭 확인하라』고 말한다. 종로 5가 종묘상가에서는 씨앗 한봉지를 2,000∼3,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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