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끝나도 추가혜택 불확실기아가 제2의 진로가 될 수 있을까.
채권단이 정한 기아그룹 처리방침엔 「진로형 모델」이 대부분 응용됐으며 기아는 부도유예 2개월 동안 진로의 전철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진로처럼 기아에도 부도유예기간 동안 실사를 벌여 계열사별 정상화 여부를 최종판단하고 긴급자금은 경영권포기각서 제출때까지 유보키로 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협약종료후에도 기아에 「진로식 해법」을 적용할지는 불투명하다. 기아사태가 진로처럼 수습되려면 몇가지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첫째, 경영권포기각서의 성격이 기아와 진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진로의 경우 채권단은 장진호 회장에게 계열사별 「선별적 주식포기각서」를 요구했지만 기아에 대해선 김선홍 회장의 「포괄적 경영권포기각서」를 주장하고 있다.
장회장은 현재 (주)진로를 뺀 나머지 계열사의 주식포기각서를 이미 제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꼭 경영권을 보유해야할 계열사와 포기해도 좋은 계열사를 오너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회장에겐 이런 선택권한이 없다. 예를 들어 기아자동차 경영권을 갖는 대신 특수강은 내놓고 싶더라도 특수강의 경영권포기각서만 따로 낼수는 없고 그룹전체에 대한 포기각서를 내야한다. 권우하 제일은행 상무는 『오너가 아닌 김회장에겐 계열사별 포기각서 아닌 그룹총수로서의 사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번째 관건은 실사결과다. 진로는 부도유예 3개월간 실사를 통해 부도유예협약대상 6개 계열사중 4개는 정상화, 2개는 매각결론이 내려졌다.
기아도 부도유예기간중 실사를 거쳐 살릴 기업과 팔 기업을 가려내게 되는데 문제는 아시아자동차와 기아특수강에 대한 판정이다. 만약 누적적자와 부채비율이 심한 두 회사에 「자력회생불가」판정이 난다면 현대·대우를 끌어들여 특수강을 살리고 아시아―기아자동차를 합병하려던 기아의 계획은 수포로 공염불이 되고 만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아특수강과 아시아자동차는 매각해야한다는게 채권단 기본방침』이라며 『실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마지막 관문은 협약종료후 추가혜택 여부다. 채권은행단은 진로에 대해 부도유예기간이 끝난 뒤에도 ▲원금상환유예 ▲기존 대출금이자의 우대금리적용 ▲단기대출의 장기전환 등 막대한 추가혜택을 부여했다. 그러나 반김회장 정서가 증폭된 상황에서 채권단이 협약종료(9월29일)후 진로처럼 기아에도 이런 특혜를 베풀지는 미지수다. 유시열 제일은행장도 이에 대해 『그때가서 생각해볼 문제』라고만 말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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