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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변화의 바람/새 대통령 하타미 오늘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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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변화의 바람/새 대통령 하타미 오늘 취임

입력
1997.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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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에 개혁파·여성중용… 미와도 해빙무드「회교 원리주의 나라」 이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온건 개혁파인 모하메드 하타미(54)가 4일 제5대 대통령에 정식 취임함으로써 79년 회교혁명이후 교조주의에 빠져든 이란 사회와 단절된 대미관계를 비롯, 얼어붙었던 대외 관계 등에 해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타미는 5월23일 대선에서 젊은층과 여성의 전폭적인 후원아래 69%의 놀라운 득표율로 회교 지도층이 내세운 후보를 간단히 제치고 당선된 인물이다. 「시민사회의 재건」 「여성지위 향상」 등을 공약으로 걸었던 하타미 신임대통령은 내각에 개혁파를 등용하고 그동안 억눌려 왔던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여성장관도 내세울 예정이다. 「친미파」인 카말 하라지 주미대사를 외무장관에, 개혁파인 그홀람호세인 카르바스치 테헤란시장을 내무장관에, 하세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인 카타미를 혁명이후 첫 여성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혁명직후 관계를 단절하고 대이란 고립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달 27일 이란을 경유하는 16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함으로써 기대되는 이란의 변혁에 호응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하타미의 취임이 양국의 장래에 좋은 조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해 대이란정책에 변화를 시사했다. 유럽연합(EU)도 올 4월 독일법원이 이란 지도자들이 테러에 연루됐다고 판결한 뒤 소환했던 대사들을 다시 이란에 보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타미가 직면할 반발은 간단치 않다. 총 270석의 말질리스(의회)에서 과반수를 점하고 있는 보수 강경파는 하타미의 개혁정책 마다 시비를 걸 전망이다. 말질리스는 벌써 내무장관 내정자인 카르바스치 시장을 「공공 재산」유용혐의로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헌법상 최고 지위에 있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변수이다. 군대와 정보부, 외무부 등을 쥐고 있는 그가 이념을 앞세워 새정부의 친미화와 개혁을 저지할 경우 하타미는 자칫 「실패한 개혁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있다. 어쨌든 하타미 신임 대통령이 각각 20%에 이르는 실업과 인플레를 극복하고 개혁을 이룩, 「이란에는 온건파가 없다」는 신화를 깰지 주목되고 있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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