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특보단 및 비서실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이대표는 이미 지난주초 『주중에 인선을 마무리, 새체제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인사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하순봉 대표비서실장이 대강의 안을 만들어 이대표에게 보고한 것이 2주전이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를 놓고 이대표가 얼마나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특보단의 경우 당외인사와 타계파 소속 의원의 영입, 그리고 기존 이대표측근들에 대한 교통정리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하실장이 작성한 인선안에는 일단 당내 인사로만 특보단을 구성하되 낙선후보진영의 유능한 의원들을 광범위하게 포용한다는 원칙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대표가 강재섭 의원 등 측근들의 의견을 두루 탐문한 결과 『가급적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영입, 「국민적 지도자상」을 과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건의가 적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는 후문이다. 타계파 의원포섭도 이신범 맹형규 의원 등 대상자를 선정, 물밑에서 의중을 탐색했으나 모두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낙선후보들의 사전 양해가 필요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이대표와 여전히 「불편한 관계」다.
여의도 부국증권 빌딩의 후원회 사무실에 잔류하고 있는 측근들중 몇명을 특보로 수용할 것인지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황영하 전 총무처장관, 이흥주 전 총리비서실장, 진영 변호사 등은 내심 당내 진입을 희망하고 있으나 이미 고흥길 진경탁 특보 등 측근그룹이 포진해 있어 이들을 모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내부 수요는 넘치는 반면 바깥에서는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대표는 비서실개편을 먼저 마무리한 뒤 특보단을 출범시키겠다는 복안이나 비서실인선에 따른 내부 교통정리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이 역시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희망자는 넘치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대선캠프에서 일해 온 중진급 언론계 출신인사 한두명을 부대변인으로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원활한 홍보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대표의 심중을 잘 읽을 수 있는 인사가 기용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일각에는 이런 일련의 상황을 두고 아직은 이대표가 본격적인 주변정리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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