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 고향과 가족을 찾는데 제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훈」할머니의 통역을 맡은 김유미(15)양은 할머니의 고국 방문이 성사된데 대해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3일 출발에 앞서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걱정하는 할머니에게 김양은 연신 『제가 할머니곁에 꼭 붙어 있으면서 도와 드릴게요』라고 안심시키는 어른스러움을 보였다.
나이어린 그가 통역이라는 중책을 맡게된 것은 김양이 프놈펜 교민 가운데 캄보디아어가 가장 뛰어나기 때문. 김양은 한국기독교단체협의회 산하 「열린문 선교후원회」에서 파견한 부친 김한식 목사를 따라 95년 프놈펜에 왔다. 「프놈펜 가나안 기술학교」를 운영하는 김목사 가족은 이곳에서 평생 대를 이어 선교 및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김양은 오빠 유진(17)군과 함께 현재 「짜루목」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다.
훈할머니의 「입」이 되어 그동안 할머니의 기억되살리기 작업을 도와 왔던 김양은 특히 훈할머니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본군 위안소 생활에 대해 증언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양은 당시 두려움에 떠는 할머니에게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증언집을 보여주며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인데 모두 용기를 내 증언을 했다』고 끈기있게 설득했다. 때로는 손녀처럼 재롱도 떠는 김양의 노력 덕분에 훈할머니는 이제 김양을 막내 손녀마냥 귀여워하며 감추고 싶은 과거의 얘기까지 전하게 됐다. 김양은 『할머니와의 만남으로 한국은 물론 캄보디아의 뼈아픈 역사에 대해 알게된 것이 앞으로 선교사의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프놈펜=이희정 기자>프놈펜=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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