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워싱턴 자치권 ‘없던 일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워싱턴 자치권 ‘없던 일로’

입력
1997.08.02 00:00
0 0

◎미 의회·행정부 배리 시장 권한 대폭 축소/“범죄·재정적자 등 허덕 수도 면모 일신”「개발이 우선인가, 민주화가 앞서는가」

개발도상국의 해묵은 논쟁이 정치와 경제 모든면에서 세계의 중심인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 의회와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범죄와 빈곤으로 얼룩진 워싱턴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매리언 배리 시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의회에 의해 구성된 임명직 재정통제이사회가 선출직인 배리 시장의 권한을 상당부분 이양받게 됐다. 74년 첫 시장선출과 함께 자치권을 확보한 워싱턴시가 사실상 이를 포기한 셈이다.

흑인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워싱턴은 자치권 포기의 대가로 연방정부로부터 수백만달러의 재정지원을 받게 된다. 95년 구성된 통제이사회는 이미 공립학교, 경찰, 재정관리에 대한 시장의 권한을 대신 행사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이사회는 소방 및 구급업무, 공공사업, 행정업무, 교정, 주택 및 공공개발, 인사, 조달 등 대부분 권한을 위임받게 됐다. 배리시장에게 남은 권한은 케이블TV, 관광진흥, 비상상황 대비 등 빈껍데기 뿐이다.

시민대표까지 참여한 이번 결정에 대해 민주당 출신인 배리 시장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비열한 보수주의자 공화당지도층의 작품』이라며 『워싱턴을 다시 식민지화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유린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민주당도 마약 혐의와 무능, 부패로 낙인찍힌 배리시장의 주장에 그다지 동조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통제이사회는 앞으로 최소 4년간 시장의 권한을 대행한다. 그후 반환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오랜 시민운동 끝에 자치권을 확보했던 워싱턴이 4년후 경제개발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