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포기 등 채권단 요구는 여전/자동차 3자인수 쉬워질 가능성도현대와 대우의 기아특수강 경영참여로 채권금융기관의 기아그룹 처리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아침몰의 진원지이자 그룹 정상화의 아킬레스건인 기아특수강이 회생의 해법을 찾음에 따라 채권단들은 기아의 미래에 대해 한결 복잡한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기아특수강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은 일단 기아―현대―대우의 기아특수강 「3두경영체제」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산은 이종각 이사는 『특수강이 살아야 자동차, 나아가 그룹전체가 살 수 있다는게 주거래은행의 기본 시각』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특수강처리는 기아그룹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의 최대 핵심사안이었다. 채권단은 연간 800억이상의 적자를 내는 특수강에 대해 「회생불가」판정을 내리고 매각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와 1조원이 넘는 거미줄같은 출자·지급보증으로 얽혀있는 이 빚덩이 기업에 대해 원매자는 없었고 30일 채권단회의에서 『구체적 매각방법을 제시하라』는 채권단의 닥달에도 불구, 기아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장 큰 골칫덩어리였던 특수강문제의 해결에도 불구, 김선홍 회장의 경영권포기각서와 인력감축에 대한 노조동의서 등 채권단의 요구는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현대와 대우의 특수강 경영참여로 향후 기아그룹의 처리구도에 두가지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 하나는 특수강의 짐을 벗게 됨에 따라 자동차가 보다 빨리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어 당초 의도했던 「자동차전문그룹」으로의 재편도 속도감있게 진행될 것이란 가능성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동차재벌인 대우와 현대가 특수강을 공동 경영함에 따라 향후 있을지 모를 자동차의 제3자인수도 한결 용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관련기업 반응/기아 임직원 “불행중 다행” 환영 분위기/삼성선 “예견했던 일” 예상외로 차분
○…31일 하오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가 기아특수강을 공동경영키로 했다는 소식이 기아그룹 사내방송인 「기아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기아그룹 임직원들은 오랫만에 밝아진 표정. 기아 직원들은 특히 채권단측이 기아특수강을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불행중 다행」이라는 반응들. 한 직원은 『그동안 휴일도 봉급도 챙기지 못하고 회사정상화를 고대해왔다』며 『이제 뭔가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고 심정을 토로.
○…기아인수를 놓고 현대측과 치열한 신경전을 펴온 삼성측은 현대·대우의 기아특수강 공동운영 발표에 『충분히 예견했던 일』이라며 예상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번 일이 곧바로 현대·대우의 기아공동인수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그룹측은 『기아회생의 가장 걸림돌인 기아특수강 문제가 3사공동운영으로 해결되면 자생의 길이 열리는게 아니냐』며 공동운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등 밝은 분위기.<김동영·장학만 기자>김동영·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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