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생 두 명과 여중생 한 명이 한 방에서 성행위를 하며 이 장면을 비디오로 찍고 또 이 음란비디오를 시중에 불법유통시킨, 개국 이래 최대 최고의 파렴치성범죄 사건, 이름하여 「빨간 마후라」.이 사건을 보면서 나는 우리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심하게 표현한다면 「선정적이고 상업적이며 도덕불감증에 걸려있는 것은 우리 언론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언론의 기능이 정확한 사실보도에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타락한 특종의식이 빚어낸 언론의 역기능을 보여준 하나의 좋은 예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러한 사실을 세상에 알려 우리 사회에 무슨 득이 되는가?
지금까지 사법부의 제재를 받아왔거나 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지 현실을 뛰어넘는 가공의 세계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을 사법조치 했던 것은 무슨 까닭일까. 현실이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들이 예술가인 이상 현실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야지 다큐멘터리 찍듯이 있는 그대로 까발리는 것이 예술이냐, 예술을 빙자한 외설이거나 음란문서일 뿐이다, 때문에 마땅히 법적 제재를 가해야한다는 논리가 사법부의 의지가 아닌가?.
이런 식의 잣대요 논리라면 이번 「빨간 마후라」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한 일부 언론에도 마땅히 사법적 제재를 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청소년 문제만 생기면 영화나 만화, 비디오 등을 범죄시하며 청소년의 모방범죄를 걱정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우리 아이들이 이것도 흉내내 제2, 제3의 「빨간 마후라」를 찍을까 봐 겁난다. 이번 보도로 인하여 우리 사회와 청소년이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아, 짜증나게 무덥고 무서운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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