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성공률 30∼40% 불과/원인과 치료법정자 배란이상 등 6가지 요인서 비롯·정자 직접주입술 미성숙난자 배양 등 치료법 속속 등장불임의 원인은 남성의 정자이상, 배란이상, 나팔관 폐쇄, 자궁이상, 자궁경부 점액이상, 복강내 질병 등 여섯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두개이상의 원인을 가진 복합적 요인의 불임도 있다.
남성불임은 정자의 숫자가 부족하거나 운동성이 약해 생기는 것으로, 정상치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면 인공수정으로 극복할 수 있으나 현저히 떨어질 때는 시험관아기 시술이 필요하다. 시험관으로도 수태가 불가능할 정도로 정자 상태가 나쁘면 정자직접주입술이라는 방법을 사용, 인위적으로 수정하기도 한다. 정상정자를 찾을 수 없을 경우 미성숙 정자를 이용한 정자직접주입술로도 임신이 가능하다.
여성불임중 배란이상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 중 어느 한부분에 이상이 생겨 배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대부분 약이나 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40세가 넘거나 난포자극호르몬의 수치가 높을 때는 치료효과가 좋지 않다.
나팔관이 염증이나 수술의 후유증으로 막힌 경우 복강경수술 또는 선택적 난관조영술로 막힌 난관을 뚫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시험관시술의 발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자궁내에 폴립 자궁근종 등의 종양이 있거나 유산수술 자궁결핵 등의 후유증으로 자궁내 유착이 생긴 경우 과거에는 고식적인 자궁소파술로 치료했으나 요즘은 자궁경을 이용, 모니터를 보면서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자궁경부 점액이상은 자궁경부 수술로 인해 점액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점액내 항정자항체가 있어 불임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항정자항체는 이론적으로 정자가 난자로 침투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난자 혹은 접합체의 수송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난자가 착상부위에 부착하는 것을 방해하며, 배아의 발육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치료에는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약물요법이나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시술 등이 있다.
염증이나 수술 후유증으로 복강내 유착이 있거나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복강경을 통한 유착제거술을 시행하거나 약물로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쓴다. 최근에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대부분 임신이 가능하다.
시험관아기시술 성공에 이어 정자직접주입술의 개발로 상당수 남성불임이 해결됐다. 또 미성숙난자의 배양, 공동배양, 보조부화술 등의 개발로 날이 갈수록 더 좋은 치료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시험관아기시술의 개발이 수많은 불임을 해결한 것은 사실이나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도 많다. 착상의 어려움으로 시험관아기시술이 개발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성공률이 30∼40%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착상에는 수많은 물질이 관여하고 아직 인간은 그 정확한 기전을 모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불임의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으나 인간은 조물주가 부여한 생명의 실체에 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따라서 자연의 섭리인 생명의 신비에 관해 항상 경외심을 갖고 겸허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차광렬 포천중문의대 총장·산부인과>차광렬>
◎일반검사로 원인 90%까지 규명/진단은 어떻게과거병력 청취후 배란 호르몬 검사 등 1∼2개월 기간 필요·‘원인 불명’ 땐 DNA 면역학기법 활용
불임 진단의 목적은 그 원인을 알아내고, 이에 따른 치료법을 계획하며, 불임 부부의 향후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있다. 짧은 기간내에 적은 수고와 비용으로 불임의 원인을 찾아내야 하므로 환자에 맞는 진단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여성의 수태능력은 20대 초반에 가장 강하고, 그 후부터 점차 떨어져 35세가 넘으면 현저히 감소한다. 40대 여성의 30∼70%는 불임이 된다. 가임기의 젊은 여성이 정상적인 성생활에도 불구하고 1년내에 임신이 되지 않으면 불임으로 진단한다. 불임의 정의에서 1년을 규정한 것은 임의적인 것이므로, 특수한 경우 검사시기를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
불임증의 원인은 남성요인이 35∼4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여성측 문제이다. 여성요인은 난관 및 배란장애가 각각 35%, 기타 원인이 30% 정도를 차지한다.
과거력 청취 및 진찰=불임 부부와의 첫 면담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질병유무 등 의학적 성적문제들, 월경력, 임신력, 피임 여부 등을 자세히 청취한다. 골반염증, 성병, 내분비 질환과 관련된 체중의 변화 등이 불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질문은 남성에게도 해당한다. 또 음주나 흡연여부, 헤로인 등의 약물복용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과거 시행한 불임검사 및 치료결과도 예후판정에 도움이 된다. 불임전문의는 환자의 과거력 청취 및 진찰을 통해 대부분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이어 가능성있는 영역부터 검사를 시작한다.
불임진단 검사=불임증 진단을 위한 일반검사는 1∼2개월에 끝낼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한다. 전신적 만성질환 및 내분비질환 등 일반적인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기초검사는 불임검사 전 필수적으로 시행하는 게 원칙이다. 여기에는 혈액검사 간기능검사 매독혈청검사 흉부X선촬영 간염검사 풍진항체검사 등이 포함된다. 불임검사는 대부분 월경주기중 적절한 시행시기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1개월내 끝내는 게 좋다.
우선 배란이상이 의심되는 여성들은 배란유무를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이밖에 황체호르몬 측정, 자궁내막 생검, 초음파검사, 정액검사, 자궁난관조영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특수검사=이상의 일반적인 불임검사로 90%이상 원인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임신성공 가능성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는 이들도 원인불명의 문제점들을 갖고 있으므로 더 정밀한 검사가 요구된다. 현재 DNA테크닉과 면역학적 진단 등 많은 특수기법들이 활용되고 있다.<김선행 고려대 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불임클리닉>김선행>
◎생리불순과 불임/불임은 불규칙한 생리와 밀접/배란유도제·호르몬치료 효과
생리는 임신을 위해 착상의 장소로 준비됐던 자궁내막이 임신이 되지 않아 탈락하면서 출혈로 나타나는 주기적인 현상이다. 이런 주기성은 몸속 내분비기관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이 중 어느 한 곳에만 장애가 생겨도 생리 및 배란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대개 여성의 평균 생리주기는 28일이지만 규칙적일 경우 20일에서 40일사이는 정상범주로 볼 수 있다.
일반인이 알고 있는 생리불순은 두가지 유형을 들 수 있다. 하나는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생리로 인식하는 경우. 사실 이 유형은 정식 생리가 아니고,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만성무배란 상태에서 여성호르몬의 농도에 따라 자궁내막의 일부가 탈락하는 파탄성출혈이다. 이 때는 배란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불임이 된다.
또 하나는 생리주기가 아주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불임은 아니지만 배란이 되더라도 워낙 불규칙해 일반인들이 그 시기를 알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생리불순이 있는 여성들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그 원인과 대책을 의논해야 한다.
불규칙한 생리는 배란을 유도함으로써 규칙적인 생리로 전환할 수 있고 임신도 가능하다. 생리불순 원인이 갑상선질환이나 유즙분비호르몬의 분비이상 등인 경우 원인질환에 대한 치료만으로도 생리불순 및 불임의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 난관이상 등 구조적 문제를 동반하지 않은 만성무배란에 의한 생리불순 및 불임은 배란유도제 사용으로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클로미펜 싸이트레이트라는 약을 생리시작 후 약 5일째부터 매일 2∼4알씩 5일간 복용하면 5∼6일후 배란이 일어나고 이어 약 2주일 후 생리가 나타난다. 따라서 배란시기에 맞춰 부부관계를 가지면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 이 약의 배란성공률은 약 70∼90%, 임신성공률은 40∼60%로 알려져 있다.
실패했을 경우 성선자극호르몬이나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유사체 등과 같은 약을 단계적으로 단독 혹은 병합 사용할 수 있다. 부부관계를 시도함은 물론 인공수정, 시험관아기시술 등으로 방법을 넓혀볼 수도 있다.
생리불순은 별로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불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아니라 출산을 끝낸 여성들도 특정 질환이나 만성합병증에 의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장윤석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산부인과>장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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