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토마스만 플로베르…/그들의 지적 편력 전기형식에 담아내「보바리 부인」 「감정교육」…. 고전으로 평가받을 작품이지만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SF(과학소설), 무협소설이 판을 치는 요즘 그런 고리타분한 작품 읽는 사람 없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그래도 스탕달, 발자크와 함께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1년)의 유산은 여전히 유효하다.
책세상이 올 3월부터 내기 시작한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는 인류문화를 풍요롭게 살찌운 문호를 치밀한 전기 형식에 담아 꼼꼼히 살피고 있다. 1권 「릴케」와 2권 「토마스만」에 이어 이번에 3권 「플로베르―자유와 문학의 수도승」이 출간됐다.
「플로베르」는 『플로베르 전기중 가장 훌륭한 것』으로 꼽히는 미국 전기작가 허버트 로트먼의 89년작을 플로베르 전문가인 연세대 강사 진인혜씨가 옮긴 것. 필자의 견해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사실자료를 근거로 애인 루이즈 콜레와의 관계, 후계자이자 아들처럼 아꼈던 모파상과의 관계 등을 정밀사진처럼 묘사하고 있다. 플로베르는 1853년 6월1일 콜레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게 있어서 진정한 시인은 사제와 마찬가지입니다. 법의에 손을 대는 순간, 가족을 떠나야 하는 것이지요』라고 썼다. 이처럼 그의 문학관과 사상을 바로 읽을 수 있는 편지와 일기가 호기심을 끈다.
담당 편집자 장지영씨는 『특정 외국출판사의 시리즈를 통째로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해당작가의 전기 중에서 최고로 평가되는 것을 선정, 그 작가를 전공한 소장학자가 번역을 맡고 작가론과 작품해설을 달았다』고 소개한다.
8월에 4권 「횔덜린」에 이어 「헤밍웨이」 「카프카」 「제임스 조이스」 「윌리엄 포크너」 「프랑수아 모리악」 「카뮈」 「보들레르」 「D.H. 로렌스」 「마르셀 프루스트」 가 차례로 선보인다.대부분 권당 500쪽이 넘어 큰 맘 먹고 읽어야 하지만 다 읽고 나면 태산 하나를 넘은 것처럼 뿌듯하다. 각권 1만8,000∼2만5,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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