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오이디푸스 3부작’‘카포니스’ 등올 연극계는 「다국적 공연」의 원년이 될 듯하다. 세계연극제의 해를 맞아 국내외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는 연극들이 8월부터 쏟아진다. 다국적 연극은 단순히 볼거리라는 의미를 넘어 새로운 형식의 실험장이 된다. 실험의 원동력은 서로 다른 언어. 소통의 매개체가 도리어 장벽으로 다가올 때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세계성이 가능하다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까.
유인촌 윤석화 등 6개국 배우 20명이 출연하고 김정옥이 연출하는 「리어왕」(9월10∼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우선 주목의 대상이다. 「리어왕」은 2년전 김정옥이 국제극예술협회(ITI) 세계본부 회장으로 피선된 후 뉴프로젝트그룹을 결성, 구상한 작품으로 세계연극제의 씨앗이 됐다. 2,000년 전 한반도 만주 일본을 배경으로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아예 대사를 않거나 6개국 언어를 섞어 쓰고, 씻김굿 등 제의적 장면도 펼친다. 김정옥은 『셰익스피어를 배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배우들의 총체적 상상력을 동원하겠다』며 『언어가 분화하기 전 세계인의 연극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제극단 무천의 「오이디푸스 3부작」(8월1∼10일 경기 안성 M-캠프시어터)은 본격적인 소리퍼포먼스로 기대를 모은다. 2부 「콜로누스 오이디푸스」는 유코 생가, 그레이스 윤 등 6개국 출연자들이 목소리와 악기(워터 폰, 케냐 악기인 오부카노·미디베이스 등)를 이용해 신과 인간의 화해를 노래한다.
세계연극제에 초청된 프랑스극단 이마주 에귀는 한국 등 6개국 어린이들과 프랑스 현지에서 8월중 연습을 진행한다. 작품은 무대를 캔버스 삼아 예쁜 그림으로 꾸미는 「카포니노」(9월5∼7일 예술의전당)이다.
소리와 몸짓의 교감이 될 다국적공연은 관객에게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리어왕」에 출연하는 윤석화는 『관객도 적극적으로 상상력을 동원하며 함께 참여해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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