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멋대로 결정 폭리/도매법인 대표중도매인 15명 구속수백억원대의 농산물을 농민들로부터 헐값에 사들여 상장하지 않고 도·소매상에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한 서울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내 청과도매법인 대표와 중도매인 등 38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5부(전창영 부장검사)는 28일 한국청과 대표 나경만(59)씨 등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 대표 5명과 이들에게 돈을 주고 상장 경매를 거치지않고 직접 농산물을 유통시켜 폭리를 취한 한용근(52·가락시장 중도매인연합회 회장)씨등 중도매인 10명을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검찰은 또 최모(41)씨 등 중도매인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성낙천(45)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나씨는 95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씨 등 중도매인 12명이 생산자로부터 사들여 소매상들에게 판매한 마늘 등 채소 1백32억원 상당을 상장 경매를 거친 것처럼 장부 조작을 해주고 수수료로 6억6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또 중도매인 한씨는 같은 기간에 마늘 파 4천2백여톤(시가 19억원)을 상장하지 않은 채 생산자로부터 직접 밭떼기로 출하받아 소매상들에게 판매한 혐의다.
검찰은 도매법인 대표 5명이 이같은 수법으로 3백50억원어치의 채소류를 경매를 거친 것처럼 조작, 중도매인들로부터 모두 20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고 밝혔다. 나씨와 함께 구속된 대아청과 대표 오찬동(54)씨는 농민에 대한 생산촉진자금으로 배정된 농수산물가격안정기금 4억4천만원과 9천만원을 각각 유용하거나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중도매인은 위장상장을 통해 농산물 가격을 멋대로 결정해 엄청난 유통마진을 챙겼고, 도매시장법인은 위장 경락 단가의 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챙겼다』며 『중도매인들의 경우 농산물 가격이 유동적이어서 부당이득 액수를 정확하게 산출할 수 없으나 호박 오이 등 다른 품목의 경우 상장경매를 거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2.5배 가량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설자인 서울시와 주무부서인 농림부, 가락동 도매시장 유통관리공사 등이 이들의 불법 행위를 묵인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들이 장외거래 등의 수법으로 탈세한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세청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구속된 도매법인 대표는 다음과 같다. ▲나경만 ▲오찬동 ▲박병설(55·동화청과) ▲김수갑(57·중앙청과) ▲신기택(59·서울청과)<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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