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창업지원 감사” 1억원 쾌척정보통신부가 요즘 삐삐를 만드는 유망벤처기업인 팬택때문에 고민이다.
지난주 장차관 및 실국장들이 이례적으로 특정회사(팬택)의 문제를 논의하는 간부회의를 열었다. 이 회사 박병엽(35) 사장이 정통부에 1억원을 쾌척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8월말께 팬택이 증시에 정식 상장됩니다. 최근 실시한 공모주청약에서 주가가 주당 6만5,000원을 기록, 상장 후 개인보유 주식을 시가로 환산하면 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팬택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정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부금을 내고 싶습니다』
과거 팬택이 겪었던 것처럼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을 돕는 데 써달라는 것이 박사장의 소망. 팬택은 94년 11월에도 당시 체신부장관을 찾아가 5,000만원을 내놓았다.
『제발 받아주십시요. 이것은 정부의 도움으로 사업을 일으키게 된 저의 조그마한 정성입니다. 이 돈을 또다른 중소기업을 위해 써주십시요』
당시 윤동윤 체신부장관은 30대초반 벤처기업가의 간곡한 부탁을 흔쾌히 수락, 한국통신산업협회 기금으로 사용토록 지시했다.
기금은 1억원으로 늘어나 지금도 중소기업지원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성공벤처기업의 대표주자인 팬택 박사장이 영업과장으로 재직하던 맥슨전자를 뛰쳐나와 팬택을 창업한 것은 91년 3월.
『자본금 6,000만원으로 시작했습니다. 돈이 없어 신용카드 10여장으로 50만∼100만원씩 빼내 중국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지요. 이 때 정통부가 지원해준 2억원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로 지금의 몇 백억원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돈이었습니다. 정통부의 벤처기업자금이 없었다면 팬택이 지금과 같이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박사장이 창업 후 3년만인 94년, 막 제품이 팔려나가기 시작할 때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생각한 것은 사업초기 뼈에 사무치도록 고통을 받은 자금난때문.
그 때의 어려움을 잊지 않기 위해 96년기준 연매출 800억원대 중견기업체의 오너이자 일약 300억원대의 재력가로 변신한 박사장은 지금도 전세집을 고집하고 있다. 정통부는 팬택의 1억원을 협회기금이나 정보화촉진기금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결초보은의 미담으로 다시한번 화제에 오른 박사장은 요즘 성공벤처기업가사이에서 「의리의 돌쇠」란 별명을 얻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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