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83% 대중매체·또래 통해 성관련 지식 습득/왜곡된 가치관 막기위해선 부모 경험담 등 ‘솔직한 대화’가 최선청소년들의 비뚤어진 성문화를 극단적으로 드러낸 비디오 「빨간 마후라」에 대한 학부모들의 경악은 점차 불안감으로 번져가고 있다.
청소년 성문제 상담가들은 『요즘 청소년들은 신체적인 성숙이 빠르고 인터넷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성에 일찍 눈뜨는 편이지만 입시와 규제위주의 학교생활때문에 성욕구를 자연스럽게 해소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성에 대해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못하고 은밀히 즐기려는 기성세대의 이중적 태도도 청소년들의 가치판단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PC통신 천리안의 「신세대를 위한 성의 세계」에서 성상담을 하고 있는 정동철(신경정신과 원장)씨는 『부모가 지나친 도덕주의나 순결강박증에서 벗어나 자녀와 솔직하게 대화할 것』을 강조한다.
특히 부모의 역할이 필요한 경우가 2차성징을 경험하는 중1, 2 남학생들. 통과의례를 경험한 고등학생보다 이 시기의 남학생들이 성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신체의 변화나 욕구에 대해 부모의 경험을 들려줌으로써 자녀를 안심시키고 욕구를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도록 한다. 얘기대상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은 대개 성인잡지나 인터넷, 또래사이에 유포된 잘못된 성지식에 쉽게 오염된다.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상담소가 지난 5월에 서울의 남녀중고생 1,1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성에 대한 지식을 가장 많이 얻는 곳이 친구 및 선후배(36.6%) 성인용매체(27.2%) 대중매체(19.1%) 등으로 나타났으며 학교선생님(4.7%) 부모님(1.7%)에게서 얻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는 『자녀가 포르노물을 보는 것을 목격했을때 무조건 흥분하지 말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왜 보는지,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물어보라는 것.
물론 포르노물을 보지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은 부모의 주요한 역할이다. 가족과 성상담소의 같은 조사에 따르면 포르노물을 본뒤 「성에 대한 공상을 더 자주 하게 됐다」(29.5%) 「성에 대한 충동을 더 자주 느끼게 됐다」(17.9%)고 응답했다. 서울YMCA 서초지회 청소년 상담실 이명화 실장은 『성교육은 신체나 성에 대한 직접적 내용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자신의 미래설계 등 전반적인 가치관교육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성경험을 하는 이유가 성욕구보다 이성을 통해 평소에 느껴보지 못했던 자기존중감,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즉 남자친구의 요구를 거절하면 두사람의 애정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때문에 요구를 수용하게 된다는 것. 그는 『성의 결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줌으로써 책임감있는 행동을 하도록 할 것』을 덧붙인다. 피임법교육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지만 여성사회교육원의 김희은 연구원은 『자녀들이 잡지나 또래들을 통해 잘못된 지식을 갖는 것보다 정확한 지식을 가르쳐 주는 쪽이 낫다』는 의견이다. 그는 『3인칭 화법을 사용하고 기술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쑥스러운 느낌을 피하라』고 조언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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