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자율 대세속 일각서 직접개입 주장/“차제에 재벌정책 전면 재검토” 논란 확산기아사태의 해법을 놓고 당정간 상당한 의견차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재정경제원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아문제를 채권은행단이나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공식입장에도 불구, 일부 실무진들은 아직까지는 「선의의 조정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벌정책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같은 논란은 기아 대책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경식 경제부총리의 카리스마에 눌려 정부의 경제팀에서 공개적으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실무자들은 사적 견해임을 전제로 노골적으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이 정부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같은 논란은 향후 개각과 관련, 묘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아해법
강부총리는 이날 KBS 「정책진단」에 출연, 『기아 문제는 기아 스스로가 자구노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이 금융기관의 역할』이라며 정부의 직접개입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경원의 금융정책실 주요 실무진도 정부가 지원에 나서더라도 특정 기업(기아)이나 은행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되며 금융산업의 안정을 위한 쪽으로 제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경원 금정실의 A과장은 『기아사태에 국내 자동차산업의 사활이 달려 있다. 수출주역인 자동차산업을 방치해서는 안되며 이 기회에 제3자 인수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곧 구조조정을 위해 은행이나 인수기업에 일정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통상산업부에서도 자동차업종의 구조조정과 관련, 『시기상조』 『기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등으로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벌정책
우선 「소유와 경영의 분리」 「업종전문화」 등 정부정책을 충실히 따른 기아의 좌초와 관련, 재벌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존 정책을 유지하되 외부 경영감시 강화장치 마련 등 일부를 보완하면 된다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이는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의 잇딴 부도이후 정부가 추진중인 ▲과다차입금의 손비불인정 ▲집단결합재무제표 도입 등 경영구조 개선책에서 재연되고 있다.
재경원 B과장은 『기업의 인수·합병을 자유화하고 출자총액제한 등 규제를 풀면 된다』 며 『선단식 경영형태를 막겠다고 하면서 이를 용인하는 집단결합재무제표를 도입키로 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종 규제를 내부거래 근절로 줄이는 등 재벌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 C과장은 이에대해 『현재 여건상 경제력집중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먼저 총수의 전횡을 방지하기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금융산업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들이 빚을 내 사업을 하는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자총액제한」을 없앨 경우 중소기업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 진다』며 『빚보증 금지 등은 지금과 같은 과도기에 불가피한 정책』아라고 강조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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