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7.07.26 00:00
0 0

세계사의 지평에서 보면 한반도는 러시아의 남하정책과 이에 맞서는 반러시아 해양세력의 중간에 서있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지는 격이었다. 19세기말 러시아 남하세력이 조선왕조를 기웃거리자 영국이 거문도를 점령했고(1855년) 노일전쟁이 벌어졌을 때는 영국군의 지원을 받은 일본해군과 러시아함대가 바로 마산 앞바다에서 세기의 혈전을 벌이기도 했다(1905년). ◆노일전쟁은 일본의 조선강점 전단계가 됐다. 2차대전후 미소가 대결구도를 펴게 됐을 때 한반도는 이들에 의해 허리가 잘렸고 1950년에는 소련이 북한을 도와 6·25참극을 일으키는 과오를 저질렀다. ◆지금 러시아공화국은 70년 공산체제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는 외국관광객이 밤에 문밖 출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치안이 엉망이고 1백50만 군은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24일 한반도비상사태에 대비한 청와대―크렘린의 비상전화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 러시아의 4자회담 지지선언 등이 포함된 광범한 외교문제에 합의했다. 서울 정동 15번지의 옛 러시아공관터 반환문제는 한국정부가 2천7백50만달러를 보상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소련공산체제 아래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양국관계 개선이다. 한국경제의 힘과 민주화가 양국관계를 이만큼 가깝게 만든 것이다. 한러간에 오가는 거래는 분명이 북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통일을 재촉하게 된다면 한반도는 고래싸움에 등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어우러지는 유통지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