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출석 친정에 불리한 증언/“역시 출가외인” 방청석 웅성「친정아버지 편을 들려니 시아버지와 남편이 울고, 시댁 편을 들려니 친정아버지가 우는데 어찌하오리까」
25일 하오 서울지법 311호 법정. 김현철씨 비리사건으로 언론에 오르내린 두양그룹 김덕영 회장의 아내이자 양정모 전 국제그룹회장의 다섯째 딸인 양정옥(47)씨가 증언대에 섰다. 시아버지 김종호 신한종금 회장이 피고인석에서, 아버지가 방청석에서 보고 있었다.
양씨의 기구한 처지는 84년 국제그룹 해체때 양 전회장이 맡긴 신한종금 보통주 124만주를 횡령한 혐의로 시아버지가 1월 불구속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최세모 재판장)심리로 열린 이날 정옥씨의 증언도 양 전회장이 신한종금의 주식을 김회장과 덕영씨에게 증여한 것인지 아니면 위탁했는 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옥씨는 양쪽의 시선을 의식한듯 『가정문제가 법정으로 비화돼서 부끄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제의 주식에 대해 『아버님이 그룹이 해체될 당시 남편과 시아버님께 증여한 것』이라고 양 전회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남편이 78년부터 83년까지 5년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생하고 귀국해서도 매일 자정이 넘도록 일하자 아버지가 보상차원에서 증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시상황도 덧붙였다. 검찰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녹취록에 대해서도 『95년 2월 법정에 제출된 것 말고도 많은 말이 오갔는데 아버님이 유리한 내용만을 골라 편집했다』고 시댁의 주장에 동조했다.
방청석의 양 전회장측에서 『출가외인』이란 말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증언을 마친 정옥씨는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힌 것 뿐』이라며 총총걸음으로 법정을 떠났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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