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지도자들 두루 만나겠다”/비영남 대선구도속 행보 주목「철의 사나이」가 대선정국의 「태풍의 눈」이 되어 화려하게 정계에 돌아왔다.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의 24일 포항 북구 보선 당선은 그 개인에게는 정치적인 명예회복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는 그에게 현정권과의 불화로 비롯된 4년여동안의 사실상 해외망명생활끝에 얻은 재기의 기회였다.
박당선자와 김영삼 대통령의 「악연」은 92년 민자당의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당선자가 반YS진영의 선봉에 서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YS가 후보가 된 뒤 92년 10월9일 전격적으로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행동으로 YS에 대한 반감을 보여주었다. 당시 김대통령후보는 10월10일 광양제철소로 박당선자를 방문, 최후의 담판을 벌였으나 결렬되고 말았다. 두 사람이 갈라선 결정적인 계기는 대선투표일 전날에 벌어진 「서신공개파동」이다. YS진영이 12월17일 외유중이던 박당선자가 보낸 사신을 공개하자 박당선자는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YS당선이 확정되자 즉각 14대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해 버렸다.
93년 2월 하순부터 벌어진 대대적인 세무조사는 그에게 탈세, 뇌물수수 등의 올가미를 씌웠다. 포항제철 명예회장 자리도 93년 3월 타의에 의해 내놓아야 했다. 세무조사가 끝나기 전에 그는 측근들의 권유로 3월10일 도일, 사실상의 망명길에 올랐고 그 이후 선거를 위해 영구귀국하기까지 미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유랑생활을 해야했다.
이런 그에게 정치권 재진입의 길이 열렸다. 올 5월 허화평 전 의원이 12·12와 관련한 형확정으로 의원직을 상실, 포항 북구 보선이 치러지게 된 것이다.
다음은 당선확정뒤 자신의 포항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 요지.
―앞으로의 정치행보는.
『앞으로 포항시민과 협의해서 결정할 생각이다』
―보수대연합 등 대선에서의 역할론이 나오고 있는데.
『보수연합이라는 말은 내가 선거에 나오기 전에도 있던 말이다. JP나 이한동씨나 이수성씨나 모두 나와는 가깝다. 대선문제는 중앙 정계의 상황을 좀 보고 같이 토론해보자』
―대선에 나갈 생각인가. 여야 후보중 영남후보가 없는데.
『아직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이제 영남 사람은 그만 하라는 얘기도 많던데…』
―내각제가 지론인데 내각제를 합의해 DJP연합이 되면 연대하겠는가.
『어떤 내각제가 좋은 지에 대해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중이다』
―서울에서 DJ나 JP를 만날 생각인가.
『정계지도자를 두루 만날 것이다』<포항=신효섭 기자>포항=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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