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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국 5억시장 발돋움/아세안 라오스·미얀마 신규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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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국 5억시장 발돋움/아세안 라오스·미얀마 신규가입

입력
1997.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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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30주년을 맞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23일 9개 회원국으로 확대됐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등 7개 기존 회원국에 라오스 미얀마 등 2개국이 신규 가입함으로써 ASEAN은 5억 인구를 포용하는 거대시장으로 떠오르며 동남아지역 공동체 실현이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아지트 싱 ASEAN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 회원국 지도자들은 ASEAN이 확대된 시장과 투자지역으로 세계에서 높아진 정치·경제적 위상을 누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그러나 ASEAN의 앞날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당초 캄보디아까지 가세해 「ASEAN 10」을 이루려던 목표의 좌절과 최근의 통화위기는 잿빛 미래를 나타내는 불안한 징후들이다. 특히 이 두가지 문제는 역내 해결에 실패함으로써 성인이 된 ASEAN의 「홀로서기」노력에 한계성을 보여주는 큰 위상 실추를 가져왔다.

이달초 태국 바트화 가치폭락에 이은 필리핀 페소,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의 연쇄 하락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지역으로 꼽혀온 ASEAN의 외세의존적인 경제적 허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밖에도 경상수지적자 증가, 전반적인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경제 불안과 홍콩 귀속에 따른 외자의 중국 유출 우려 등의 암초가 ASEAN앞에 놓여 있다.

최근 캄보디아사태는 ASEAN의 정치적 취약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베트남 라오스 등 공산사회주의로부터 싱가포르 등 고도자본주의체제까지, 또한 국제 인권시비를 불러일으키는 미얀마의 군사정권 등 폭넓은 가치관의 스펙트럼은 ASEAN의 결속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이외에도 불교와 회교, 기독교 등 이질적인 문화권과 1인당 국민소득의 경우 100배까지 벌어지는 회원국간의 경제 규모 차 등은 외형상 비대해진 ASEAN의 내실을 해치는 장애들이다.

한편 8월8일 설립 30주년이 되는 ASEAN은 24일 신규회원국이 첫 참여하는 정례 외무장관회담을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서 연다.

25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캄보디아 사태를 최대 현안으로 남중국해의 영유권문제와 한반도문제, 동남아비핵지대화조약(SEANWFZ) 문제 등을 논의한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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