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공식결정까지 막후절충 일전 예고미국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러스(MD)사의 합병추진에 따라 전면전 일보 직전으로까지 고조된 미국과 유렵연합(EU)간 무역갈등이 23일 EU측의 공식입장 표명 연기방침에 따라 일단 정면충돌을 피했다. 하지만 25일 보잉―MD사의 합병의결 주주총회를 전후해 향후 일주일간 전개될 양측간 추가절충은 90년 이후 양측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을 반영하는 일진일퇴의 참호전이 될 전망이다.
보잉―MD 합병은 95년 하반기부터 협상을 시작해 만 1년 뒤인 96년 12월에 합의됐다. 협상이 급진전을 이룬 계기는 96년 11월 MD가 미 국방부의 차세대전투기(JSF)사업자 후보선정에서 보잉과 록히드마틴사에 밀려 탈락한 직후이다. 2000년 이후 물량확보에 실패한 MD는 합병을 통한 생존에 눈을 돌렸고, 이같은 상황이 전투기생산기술 확보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보잉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보잉―MD 합병합의는 곧바로 70년 설립 이후 세계 항공기시장에서 중형항공기부문을 중심으로 보잉을 맹렬히 추격해왔던 에어버스사에 일대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에어버스는 설립 이후 시장점유율을 5% 가까이 꾸준히 확장, 96년 세계 점유율에서 보잉 60%에 이어 34%를 기록했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에어버스 지주국들은 합병이 최종 의결될 경우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 등에 따라 보잉―MD의 실질적 시장 지배력은 70%를 넘어 사실상 독점체제를 형성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U가 보잉―MD합병반대를 최종 의결할 경우 90년 제정한 합병규제법에 따라 EU는 합병된 보잉에 대해 매출액의 10%(약 48억달러)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유럽내 거래중지명령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미국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한 보복조치 가운데 프랑스 항공의 미국 취항 제한 등을 구체적으로 흘리고 있다.
하지만 EU측이 합병을 원칙적으로 수용하면서 「전쟁」대신 협상을 택한 이상, 양측은 절충에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향후 절충은 미국 등에 대한 보잉―MD사 독점공급 계약 취소 등 에어버스 컨소시엄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두고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장인철 기자>장인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