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독선이 망친 역사/트로이의 목마에서 베트남전쟁까지 그 어리석음의 역사60년대 전세계를 끔찍한 폭력으로 오염시켰던 베트남전은 결코 자유와 민주를 위한 싸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의회(국민)의 동의없이 전개된 「대통령의 전쟁」이었다. 월남전 기간동안 대통령이 무려 다섯 명이나 바뀌었다. 미군철수가 국익에 도움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로지 당선을 위해 전쟁을 강행한 것이다.
「독선과 아집의 역사」는 두 권에 걸쳐 지난 3000년 동안 권력자들이 저지른 숱한 어리석음을 밝혀낸다. 민중은 피를 흘려야 했고 역사는 그만큼 후퇴해야 했다.
위정자의 아둔함을 원형적으로 보여주는 트로이목마 이야기, 프로테스탄트의 분리를 명목으로 개혁보다는 타락을 택한 르네상스시대 교황들, 야당과 여당의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다 미국을 잃어버린 대영제국, 그리고 미국과 베트남전의 이야기로 끝맺는다.
타락한 아들을 감싸고 돌던 교황 인노센치오 3세는 어떻게 하다 로마를 폐허로까지 만들었을까. 인간은 역사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 가증스런 어처구니 없음은 케네디, 존슨도 충실히 답습했으니.
원제는 「어리석음의 대행진(The March Of Folly):트로이에서 베트남까지」. 퓰리처상 2회 수상의 경력에 빛나는 바바라 터크먼의 날카로운 통찰이 빛난다.
권력의 독선과 아집, 지금 한국은 그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까. 자작나무 발행, 7,800원.<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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