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보수세 연합 정계재편 잠복변수/야 단일화 최대 뇌관… 여권 대응 주목12월18일의 15대 대통령선거를 향한 「150일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신한국당이 21일 전당대회에서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후보로 선출함으로써 바야흐로 여야 대선레이스의 출발총성이 울린 것이다.
정국은 이제부터 신한국당 이회창,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후보의 「1이 2김 구도」를 골간으로 가파른 대권고지를 향한 숨가쁜 등정을 펼치게 된다.
이번 대선구도의 특징중 하나는 영남출신 후보가 없다는 점이다. 「1이 2김구도」가 유지되거나 야권후보가 단일화 되더라도 35년만에 비영남출신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이같은 구도는 대선과정에서부터 지역주의라는 고질적 병리현상을 해소하는데 나름의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남표 공략을 위한 3당후보간 각축이 치열해 진다고 해도 이로인해 「배타적 지역주의」가 상대적으로 엷어질 것 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영남표의 재결집을 도모하는 정치적 시도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이번 대선정국의 잠복변수다. 특히 영남표와 보수표의 상관관계는 보수연합구도의 정계재편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모색을 부추기는 동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수세력의 신당창당설이 바로 이를 말해주고 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문제는 대선정국의 최대뇌관이다. 물론 김대중 김종필 두 김씨의 후보단일화를 고리로한 연대가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 지를 예측할수는 없다. 후보단일화는 두김연대의 최종목표라는 점에서 대선전 막바지까지 우여곡절을 거듭할 것으로 봐야한다. 여당은 야권연합전력을 염두에 둬야하는 일차적 부담을 안게 됐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추이에 대한 여권의 대응도 주목거리다. 야권의 두 김씨가 호남·수도권과 충청권의 고정표를 각각 확보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권이 야권의 밀월공조를 언제까지 수수방관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일차적으로 동향출신의 김종필 후보에게 보수대연합의 연대의사를 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권력구조개편이 전제되지 않는 한 여권과 자민련의 연대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게 사실이다. 여권이 이회창-김종필 후보간 연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민련의 분열을 촉발시키는 형태의 개별적인 보수연합구상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
이와관련, 24일의 예산재선거 및 포항보선에 임하는 이회창 후보의 태도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번대선에서 여권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특징적인 대목이다. 아직 여야의 정치개혁협상 결과가 나오진 않았으나 최소한 돈많이 드는 대선을 치르지 않을 것이란 점만은 분명하다. 대규모 세몰이 군중집회 대신 TV토론 등을 통한 간접유세방식이 선거운동의 주조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의 형평성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장될 수 있게 됐다.
본궤도에 오른 대선정국은 새로운 정치실험의 성패여부를 가름해줄 중대한 정치사의 고비이며 낙후된 우리 정치권에는 기회이자 도전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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