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심중립 원만한 경선 큰 역할”/국민들과 함께하는 개혁 추진/야 후보 누구든 당당히 승리할 것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후보는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으나 격전을 치른 승자의 감격과 흥분은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 일부 갈등도 있었지만 모든 후보가 한 마음으로 화합할 것』이라며 포용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경선에서 언제가 가장 어려운 고비였나.
『아무래도 괴문서사건이나 금품수수설이 제기됐을 때였다. 이번 경선은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자유경선으로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표방했는데 이런 문제가 불거져나와 어려웠다. 그러나 결국은 단합으로 공정경선을 완성해 국민에게 보여드릴 수 있었다』
―경선후유증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많은데.
『나는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원만한 인격과 높은 경륜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경선과정의 갈등으로 인해 결속이 저해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결속과 단합을 통한 정권재창출이 모두의 1차 목표인 만큼 화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한 식구로 마음을 합쳐 대선에 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책임총리제나 부총재제 도입 등 권력구조 문제와 관련한 진전된 구상이 있으면 말해달라.
『부총재제는 당내 민주화를 위해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책임총리제도 대통령과 총리의 위치나 위상에 대한 평소의 생각이었다. 이 것이 이 문제에 대한 구상의 골격이다』
―야당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성사될 것으로 보는지, 또 어떤 전략으로 대선에 임할 것인지.
『현재로선 단일화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누구로 단일화하든 나는 정책과 비전으로 당당히 겨뤄 승리할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경선에서 엄정중립을 지킨 것이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이후보에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김대통령이 중립의지를 그대로 실천한 것은 경선의 공정성유지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에따른 나의 유·불리는 무어라 말하기 곤란하다. 공정경선이 이뤄져야만 후보들의 승복도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중립의지는 경선의 원만한 마무리에도 큰 역할을 했다』
―새 대표로서 당체제 개편에 대한 복안은.
『아직은 없다. 경선에서 이런 결과가 나올지 몰랐기 때문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을 다듬어 보겠다』
―개혁추진 구상을 말해달라.
『국민과 함께 가는 개혁이 돼야 한다. 개혁은 국민이 마음으로 부터 수용하고 생활속에 정착될 수 있어야 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후보 수락연설<요지> /“선진대국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 요지>
오늘 우리는 21세기를 향한 새정치의 지평을 열었다. 정당사상 처음으로 완전하고 공정한 경선의 장을 마련해준 김영삼 총재와 끝까지 명예로운 경쟁을 펼친 모든 출마자 동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나는 함께 뛰었던 동지들이 이제부터 나와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뛰어줄 것을 확신한다.
나는 동지들의 지지와 국민성원을 얻어 12월18일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기필코 실현해 내겠다. 차기 대통령이 국가경영을 맡게 될 2003년까지의 5년은 우리 민족사나 세계역사에서 볼때 중대한 대전환기이다. 선진 통일한국을 향한 출발점에서 나는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펼쳐 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나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한없이 넓은 마음으로 국민을 편안하게 해 주고 신바람나는 사회를 만들 결의를 새로이 하고있다.
국민대통합의 바탕위에서 우리 민족이 21세기에 건설해야 할 국가 모습은 「선진대국」이다. 선진대국은 곧 「통일되고 부강한 선진한국」을 의미한다. 21세기의 세계 일류·선진대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선진화 국가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는 그 전략을 정보화·세계화로 규정한다. 100년전 선진 제국주의 앞에서 나라를 빼앗긴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국가경쟁력을 하루빨리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 놓겠다.
우리가 수행할 국가과제는 첫째 자유민주국가 체제의 발전이다. 지금 우리의 사회구조는 「고비용 저효율」에 부딪쳐 있고 국민의식은 「갈등과 무기력」에 젖어있다. 이같은 낭비적 사회구조와 국민의식을 개혁해야 한다.
두번째 과제는 국력증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이다. 경제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부강한 국가의 물적 토대를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 모든 기업인이 창의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해 마음놓고 뛸 수 있도록 정부규제를 대폭적으로 풀어야 한다.
세번째 과제는 평화적인 통일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강한 국방력으로 평화를 지키면서 북한의 개방과 변혁을 유도해야 한다.
이같은 3대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면 21세기 세계 일류 선진대국을 실현하는 길이 활짝 열린다. 우리가 통일되면 인구는 7,000만명이 돼 영국·프랑스를 능가하는 세계 14번째의 대국이 된다. 로마가 해냈고, 몽골이 해냈고, 영국이 또한 해낸일을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민적 단결이 없으면 이같은 발전과 도약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다시 단결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다.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고 계층이 따로 없다.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세계중심 국가, 일류 선진대국을 향해 함께 힘차게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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