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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멀티캡’·대우 ‘코러스’편(CF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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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멀티캡’·대우 ‘코러스’편(CF이야기)

입력
1997.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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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쓰기쉬운 컴퓨터 유머속 강한 메시지여름방학 성수기를 앞두고 컴퓨터 판매전이 치열하다. 대형 컴퓨터업체가 빅모델에 의존하는 광고전략을, 중소 컴퓨터업체가 세일광고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유머를 살린 이색적인 컴퓨터광고 두 편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전자의 「멀티캡」광고(대행사 금강기획) 2탄은 1탄에서 드라큐라로 분장했던 개그맨 김국진이 다시 등장했다. 밤늦은 시각, 한 집에 살금살금 도둑이 들어온다. 훔친 물건을 싸들고 집을 나오려는 순간 도둑은 그 시간까지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잠도 자지 않고 있는 여학생을 발견한다. 멍청한 도둑은 자신이 뭐하러 왔는지도 모르고 그 여학생과 함께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날이 새고 게임이 끝날 즈음에 두 사람은 서로 누군지를 확인하고 비명을 지른다. 1탄에 등장했던 카피 『아무리 재밌어도 밤새지마∼라 말이야』를 김국진이 특유의 혀짧은 발음으로 들려주는 것으로 끝난다.

가정에서 흔히 일어남직한 상황을 광고로 자연스럽게 풀어내 웃음짓게 만드는 대우통신의 「코러스」광고(대행사 거손·제작 세종문화)는 이보다 한 수 위다.

모델은 탤런트 최불암. 아들방에 들어간 아버지가 컴퓨터를 이것저것 눌러보다 점점 재미가 붙어 버린다. 아버지가 하도 방에서 나오지 않으니까 아들이 잠도 안 자냐고 투정을 부린다. 이때 시선은 컴퓨터에 고정시킨채 아버지가 던지는 한마디. 『너 먼저 가서 자, 임마.』 이 광고의 압권이다.

코러스광고 최불암편은 구성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간직하고 있는 뛰어난 광고이다. 일단 상황설정이 인위적이지 않아서 보는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컴퓨터맹이기 일쑤인 아버지 세대가 얼른 컴퓨터에 빠져드는 상황도 여느 가정에서 충분히 일어남직한 일이라 정서적인 호소력이 강하다. 「쓰기 쉬운 컴퓨터」라는 제품의 특징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거기다 보는 사람마다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최불암의 마지막 한마디 말은 이 광고를 오래 기억에 남도록 만든다. 일부 남녀모델이 대여섯개의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면서 왜 그 광고에 그 모델이 쓰여야하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형편에서 광고 모델도 연기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만든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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