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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친구 맞아?/정병진 사회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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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친구 맞아?/정병진 사회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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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나라에 군대를 두고있는 것은 우리국민을 위한 것이 맞는가. 한국전쟁에서 수많은 자국청년들을 희생시킨 것은 한국을 위한 것이 맞는가. 이 물음이 우문이라면, 그 행위에 「우정」은 몇% 정도 포함돼 있을까.며칠 사이 우리 국민은 세가지 뉴스를 접했다.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는 「한국은 외국인을 사기도 많이 치고 해꼬지도 많이 하니 (미국인은) 여행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한국내 재벌그룹의 부도가 이어지자 제일 먼저 (일본보다도 더 재빠르게) 연방준비위원회(FRB)는 자국내 한국 금융기관에 한국정부의 공식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살인혐의로 한국내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자국민을 위해 주한 미 대사관이 「통역관에 문제가 있고 거짓말탐지기를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재검사 요청 팩시밀리」를 담당검찰에 보냈다.

인터넷 건은 (잘못된 정보 게재로) 상대방이 입을 상심과 피해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보증요구 건은 친구의 형편이 여려워진 듯하자 자신의 호주머니부터 챙기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재판 팩시밀리 건은 자국민을 위해서라면 상대국에 대한 내정간섭차원을 넘어 재판간섭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이같은 뉴스들은 미국이 지나친 자국이기주의에 빠져 있거나,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아랫 것」으로 여긴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친구」로부터 이같은 대접을 받다니 기막힐 노릇이다.

최근에야 없어졌지만 대학생들의 「반미구호」가 「통일염원」만큼 드세었을 때 우리국민의 대다수는 혈맹으로 표현됐던 미국과의 우의를 들어 학생들을 질타하고 자제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이러한 뉴스들은 학생들의 그 때 그 구호에 대한 이해와 수긍을 갖게 해주고 있다. 미국이 왜 이럴까. 우리가 「곰바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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