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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선택 기대한다(사설)

입력
1997.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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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오늘 신한국당의 전당대회는 누가 후보로 지명될 것인가도 관심사 이지만 민주주의발전이란 견지에서 그 의의가 참으로 막중하다. 지난날 대통령후보를 짜여진 각본에 의해 만장일치로 선출해 오던 것에 비해 집권당사상 처음으로 후보들의 선거운동끝에 대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발전이라 하겠다.이런 점을 인식, 모든 후보와 대의원들은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1만2,400여명의 대의원들은 전근대적인 지 혈 학연 등을 훌훌 털고 오직 21세기를 열어 국리민복과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능력과 철학을 가진 인물을 뽑아야 하며 예비후보들은 당원과 대의원들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 결과에 승복해야 할 것이다.

이번 경선은 1992년의 소위 반쪽자유경선에 비하면 크게 향상, 발전된 것은 틀림없으나 상당한 흠과 문제점을 남긴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즉 「깨끗한 선거」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선거운동을 너무 엄격하게 제한, 사실상 합동연설회가 유일한 선거운동의 장이 됐다. 또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을 무색하게 금품돌리기와 향응, 타후보 비방과 헐뜯기와 흑색선전 등 비난이 그치질 않았고 특히 이수성 후보에 대한 괴문서와 정동포럼의 20억원 요구설 등으로 구태가 판을 친 것이다.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후보들의 지역주의에 대한 호소는 한심한 일이었다.

특히 이회창 후보측의 금품 살포설을 제기한 박찬종 후보의 오락가락식 태도는 경선분위기를 흐리게 한 또 하나의 요인이었다. 금품살포와 관련해 인명, 증거자료에 대한 잇단 말바꾸기는 결과적으로 국민과 당원, 그리고 총재를 우롱했다. 결국 「정치적 쇼와 곡예」끝에 후보사퇴를 선언한 것은 인책을 실천한 것으로서 본인은 깊이 자성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여당경선은 적지 않은 가능성과 기대를 안겨주었다. 합동연설회가 별다른 소란없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견제시로 정책경쟁의 양상을 보여줬으며 각 후보진영간의 대의원 매수경쟁과 폭력사건 등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또 상당수 지구당위원장들이 대의원들의 자유투표의 허용을 선언한 것은 획기적인 발전이라 하겠다.

그러나 당경선위원회가 오늘 전당대회서의 후보지명투표에 앞서 후보들에게 마지막 정견발표의 기회를 주지 않기로 한 것은 말도 안된다. 당헌당규상 대회 전날까지 선거운동을 끝내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지만 후보들의 폭탄선언, 폭로, 타후보비방과 지지대의원들의 소란 등에 따른 혼란을 우려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전국민과 당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무슨 허튼 짓을 할 수 있겠는가. 단 10분씩이라도 후보들이 모든 대의원들에게 정책과 본선 승리전략, 집권비전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대의원들만이 아니라 일반 당원들, 유권자들에게도 매우 필요하다.

내일의 지도자를 선택하는 대의원들의 책임은 무거우며 후보들의 뒷마무리는 중요하다. 국민은 후보선출 후 당·낙자가 단합할 것인지 불복과 탈당으로 당이 분열로 치달을 것인지 주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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