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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북한의 옥수수 수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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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북한의 옥수수 수출(사설)

입력
1997.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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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이 옥수수 1,030톤을 일본에 수출했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외화벌이가 중요하더라도 한톨의 낟알, 한줌의 식량이 절박하다고 온 세계에 지원을 호소하는 판에 옥수수를 수출한 것을 도대체 북한정권이 어떻게 설명할는지 궁금하다. 특히 일본에 수출한 옥수수가 제3국으로부터 지원받은 것 중에서 유출한 의혹이 짙어 사실이라면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도주의에 입각해 그간 식량을 지원한 모든 나라에 대한 기만이요, 배신행위이다.옥수수 수출은 일본 아오모리(청삼)현의 한 농장주가 작년 12월 북한과 거래하는 요코하마의 무역회사를 통해 닭사료용으로 계약했고 이에 따라 북한은 만경봉호에 옥수수를 싣고 14일 아오모리에 입항, 하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많지 않은 양으로서 작년에 계약한 것이고 옥수수는 다른 나라의 것을 싣고 가서 전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과 미국정부는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지만 분명한 것은 문제의 옥수수는 이틀전 청진에서 선적한 것임이 확인된 점이다.

한마디로 이번 일은 북한이 비정상적, 비이성적, 그리고 후안무치한 집단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지금 북한의 식량상태가 어떠한가. 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로 굶주림의 나라이고 「낙원」과 「주체의 나라」의 체면도 접은채 식량을 구걸하는 나라로 전락하지 않았는가.

북한의 비상식적인 작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극심한 식량난속에 배급체계가 붕괴되고 어린이 200만∼300만명이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이며 식량부족으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음에도 지난 3년간 3억여달러를 들여 죽은 김일성의 금수산묘와 영생탑을 세우는 우상화 작업을 벌였다. 그뿐인가. 적화통일을 위한 무력 증강 노력 역시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남한이 동포애에 입각, 15만톤의 쌀을 지원했음에도 무장공비를 실은 잠수함을 보냈다. 또 7월말까지 대한적십자사가 5만톤의 옥수수를 보내고 있는데도 휴전선을 침범하고 포격을 가하는 배은망덕의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이 그토록 소프트랜딩 전략에 입각, 식량과 중유를 지원하는데도 「미 제국주의 침략자」라고 마구 비난을 하는 집단이 바로 저들인 것이다. 미 의원의 말대로 자신들을 도와주는 측을 물어뜯고 심각한 적대행위를 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북한밖에 없다.

북한은 전세계가 베푸는 인도주의와 이웃돕기를 더 이상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 각국은 도움을 받으면서 옥수수 수출같은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 북한을 언제까지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옥수수 수출」에 관해서는 어떤 경로든 적절한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식량 등의 지원도 좋지만 북한에 대해 도발중지와 지원식량의 유출금지를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바로 23일 베이징(북경)에서 속개되는 3차 남북한적십자사의 실무접촉을 통해 이 점을 반드시 못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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